헌정사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 구속 여부를 가릴 법관은 차은경(57·사법연수원 30기)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다. 결과는 이르면 심사 당일인 18일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체포영장을 발부한 판사 등의 신상을 공개하며 압박에 나섰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차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결과는 심사 당일인 18일 늦은 밤쯤 나올 예정이다.
차 부장판사는 동료들로부터 “묵묵히 맡은 바 일을 하는 법관”이라고 평가받는다. 인천 출신으로 이화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국책연구기관 등에서 근무하다 1998년 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1년 사법연수원 수료 뒤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 2006년 수원지법 판사로 임관해 서울중앙지법·수원지법·인천지법 법관을 거쳤다.
영장전담 법관이 아니지만 윤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가 주말에 열리게 돼 당직 판사로서 사건을 맡게 됐다. 이순형·신한미 영장전담 판사는 윤 대통령에 대한 1·2차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그는 2022년 11월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 소속으로 대장동 관련 비리 의혹으로 구속된 정진상씨의 구속적부심을 기각하는 데 참여했다. 정씨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출신이다. 2022년 7월 국민의힘 장제원 전 의원의 아들인 래퍼 노엘(본명 장용준)이 음주 측정 요구에 불응하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1심과 같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또 고(故) 백남기씨 딸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이나 그림을 게재한 혐의로 기소된 김세의 전 MBC 기자와 시사만화가 윤서인씨에게 1심과 같이 벌금 700만원을 선고하고, 서지현 전 검사에게 인사 보복을 한 혐의로 기소된 안태근 전 검사장의 파기환송심에서 대법원판결 취지에 따라 2020년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한편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지자들은 특정 판사 신상을 공개 후 비방을 유도하는 이른바 ‘좌표 찍기’에 나섰다. 전날 마포구 서부지법 앞에서는 1, 2차 체포영장을 발부했던 이순형·신한미 판사를 ‘빨갱이’라고 부르며 탄핵을 촉구하는 지지자들 성토가 계속됐다. 해당 판사들을 조롱하는 근조 화환도 놓였다. 온라인상에는 지난 16일 “체포적부심을 기각한 소준섭 (판사) 출퇴근길에 잡히면 참수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경찰은 작성자 추적에 나선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 수사가 부당하고 서울서부지법의 체포영장이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 대통령 측은 구속될 경우 구속적부심 등 불복 절차를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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