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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출석 예고에 삼엄해진 법원…경찰 제지에도 극렬 시위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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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18 13:15:40 수정 : 2025-01-18 13: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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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출석 소식에 태극기 몸에 두르고 트럭 위 올라가
경찰 해산 명령에도 팔짱 끼고 바닥 드러누워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로 밝히면서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인근 통행이 통제됐다. 법원 바로 옆 공원에선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외치는 집회가 열렸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18일 오전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오후 2시 구속 전 심문에 출석한다”고 공지했다. 이어 “법정에 직접 출석하여 당당하게 대응하는 게 좋다는 변호인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출석하시기로 결심했다”며 “법정과 헌법재판소에서 비상계엄의 정당성과 내란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직접 설명하여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마음에서 출석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18일 오전 서울서부지법 앞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보낸 근조 화환에는 ‘법치주의는 서부지법에서 사망하다’ ‘삼가 서부지법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이 같은 결정은 변호인단이 서울구치소에서 윤 대통령과 접견 후 공지됐다. 윤 대통령도 영장실질심사 출석에 동의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체포 이후 묵비권 행사와 출석 거부로 일관했다.

 

현직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직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전례도 없다. 전직 대통령으로선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일하게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201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했고,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당시에는 제도가 없었다. 구속 전 법관 대면권을 보장하는 영장실질심사 제도는 1997년 도입됐다.

 

윤 대통령의 출석 소식이 전해지자 법원 인근 집회 참석자들은 더 극렬하게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부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법원 바로 옆에 있는 공덕소공원에 모여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했다. 한 중년 남성은 공원 앞 도로에 트럭을 세우고 차량 위에 올라가 몸통보다 큰 태극기를 들고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8일 법원 옆 서울 마포구 공덕소공원에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공원 옆에는 ‘청년멸공트럭’이라는 간판을 단 푸드트럭도 목격됐다. 국방색 밀리터리 재킷과 검은색 바지를 맞춰 입은 남성 2명이 트럭 안에서 집회 참가자들에게 나눠줄 음료를 준비하기 위해 주전자에 물을 올렸다. 이들은 백설기를 비롯해 아메리카노와 믹스커피, 유자차, 대추차, 율무차 등을 무료로 나눴다.

 

18일 서울 마포구 공덕소공원 인근에 한 푸드트럭 앞에 집회 참가자들이 음료와 떡을 받으려고 줄 서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나라를 위해 집회에 나왔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강원도 평창에서 왔다는 김은광(34)씨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서부지법에 위법 영장을 청구하는 과정을 지켜봤고 체포조차 불법으로 진행되는 걸 보며 분노했다”며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시흥에서 온 박모(64)씨는 “나라가 공산국가가 돼 가는데 어떻게 안 나오냐”라며 “대통령의 계엄은 말기 암에 걸려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여기 안 나오는 사람은 한국에 살 자격이 없다”고 했다.

 

18일 서울 마포구 공덕소공원에서 열린 집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가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있다.

경찰은 법원 주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법원 주변 도로는 경찰 버스 등으로 가로막혔다.

 

한편 집회가 극렬해 지면서 경찰은 일부 지지자들을 강제해산하기도 했다. 전날부터 밤샘 농성을 벌여온 200여명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일출 후 서부지법 앞에서 대열을 이룬 채 “불법체포 위조 공문” “대통령을 석방하라” 등을 외쳤다. 법원 울타리에는 ‘좌파 판사 카르텔 척결’이라고 적힌 종이를 붙였다.

 

경찰은 오전 8시12분쯤 “법원 정문 앞은 집회 금지 장소다. 미신고 불법 집회를 중지하고 자진해서 귀가해달라”며 1차 해산 명령을 고지했다. 그러나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지지자들은 “1인 시위하러 왔다”며 항의했고, 일부 지지자는 경찰관을 향해 욕설을 이어갔다.

 

경찰은 이후 세 차례 더 해산 명령을 했지만, 이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자 9시5분쯤 경찰은 기동대를 투입해 강제해산을 시작했다. 지지자들은 팔짱을 끼고 바닥에 드러누워 저항했고, 경찰은 이들을 한명씩 끌어냈다.

 

현재 법원은 출입 기자를 제외하곤 전면 통제되고 있다.


글·사진=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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