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의 19일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후, 윤 대통령 지지자들로 보이는 이들의 난동에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한국이야말로 무법지대’라거나 ‘더 해라’ 등 조롱 섞인 반응이 쏟아진다.
이날 시나닷컴 등 중국 포털에서는 서부지법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를 다룬 서울발(發)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다. 현장 영상에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로 보이는 인파가 극도로 흥분한 상태에서 방패나 플라스틱 의자 등으로 법원 정문과 유리창을 마구 깨부수는 등 모습이 모두 담겼다.
이들은 경찰 방패나 경광봉으로 경찰관을 폭행하고, 담배 재떨이, 쓰레기 등을 집어 던졌다. 곳곳에서 ‘다 죽여버려’ 등 격한 욕설로 위협하면서 지지자들은 경찰을 밀어붙였고, 바리케이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경찰을 향해 소화기도 난사했다. 출입구 셔터를 올리고 난입한 지지자들은 소화기 등을 던지며 법원 유리창과 집기 등을 마구잡이로 부쉈다. ‘판사X 나와라’라고 외치며, 윤 대통령 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부장판사가 어디 있는지 찾았다.
법치주의 최후 보루 법원이 사실상 ‘폭동’에 따른 무법지대가 됐다는 소식은 텍스트와 영상 기사를 가리지 않고 중국 포털에 올랐다.
중국 누리꾼들은 경악할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이날 오전 7시30분쯤 시나닷컴에 등록된 영상 기사에는 ‘잘했다’거나 ‘무법지대가 따로 없다’ 등 조롱 댓글 60여개가 달렸다.
접속 장소가 지린성인 한 누리꾼은 ‘이것이 바로 무법지대’라며 꼬집었고, 베이징에서 접속한 누리꾼은 “너희들을 응원한다”고 비꼬았다. 장쑤성의 누리꾼은 “한국 현실은 영화보다 흥미롭다”며 반응했고, “한국의 정치는 TV시리즈 같아서 매일매일 새롭다”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이 외에도 ‘얼마나 아름다운 장면이냐’거나 ‘이런 일이 더 많이 생길수록 윤석열의 죄는 더욱 무거워지고, 윤석열을 막다른 길로 몰고 가서 해를 끼친 것도 이런 사람들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국 정치를 비난하는 댓글에 편승하듯 상하이의 한 누리꾼은 ‘한국에서 공부하거나 직업을 구할 때는 조심해야 할 것 같다’는 주장까지도 펼쳤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10시15분쯤 서부지법을 찾아 피해 상황을 둘러본 후, 서부지법에서 벌인 집단 폭력 사태와 관련해 극우 유튜버들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위대를 선동하는 극우 유튜버까지 수사받을 여지가 있는지 취재진이 묻자 이 직무대행은 “폭력 사태와 관련이 있다면 철저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향한 협박성 게시글들이 올라오는 데 대해선 “철저하게 수사해 그 사람(게시글 작성자)을 찾아낼 것이고, (판사의) 신변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계속해서 “이번 사태는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불법과 폭력 시위에 대해선 앞으로도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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