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하면서 트럼프 2기 시대를 열었다. ‘미국 우선주의’, ‘관세 제일주의‘ 등을 국정 핵심 기조로 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세계 안보와 통상 질서는 대변화를 맞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오 쯤 미 연방의회 의사당 중앙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통해 제 47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분의 취임사에서 “미국의 황금 시대는 지금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선거는 끔찍한 배신과 그동안 있었던 많은 배신들을 완전히 뒤집고, 국민들에게 신뢰, 부, 민주주의, 그리고 자유를 되찾아주라는 명령”이라며 “지금 이 순간부터 미국의 쇠퇴(decline)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5년 1월 20일은 미국 시민들에게 해방의 날이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저는 역사적인 행정명령들을 서명할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들을 통해 우리는 미국의 완전한 복원을 시작하고 상식의 혁명을 이루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보다 더욱, 그간의 대부분의 대통령이 선호했던 고상한 주제나 포괄적인 통합 메시지를 대부분 생략하고 논란이 되는 정책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이민 문제와 관련 “먼저 저는 남부 국경에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며 “모든 불법 입국은 즉시 중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수백만명의 범죄자들을 그들이 온 곳으로 되돌려보내는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며 “‘멕시코에 머무르기‘ 정책을 복원하고, ‘캐치 앤 릴리즈‘(서류없이 미국에 입국해 망명을 신청하면 이민법원에서 심사할 동안 구금하지 않도록 하는 것) 관행을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카르텔을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할 것“이라며 “미국 땅, 특히 도시와 빈민가에 치명적인 범죄를 가져오는 모든 외국 갱단과 범죄 네트워크를 제거할 것을 지시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저는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내각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그들이 가진 방대한 권한을 동원하여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을 물리치고 비용과 가격을 빠르게 낮추도록 지시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위기는 과도한 지출과 급등하는 에너지 가격 때문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드릴(시추), 베이비, 드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다시 제조업 국가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다른 어떤 제조업 국가도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있다. 바로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석유와 가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가격을 낮추고, 전략적 비축을 다시 가득 채우며, 미국 에너지를 전 세계로 수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그린뉴딜을 끝내고 전기차 의무화 법안을 철회하여 우리의 자동차 산업을 구하며, 위대한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에게 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문제와 관련해선 ”우리 시민들이 다른 나라를 부유하게 만드는 대신, 외국에 세금과 관세를 부과해 우리 시민들을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며 최근 발표한 대외수입청(External Revenue Service) 신설 계획을 재차 밝혔다. 연설 말미에는 윌리엄 맥킨리 전 대통령(1897∼1901년 재임)의 이름을 언급하며 “그는 우리나라를 관세와 재능으로 매우 부유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맥킨리 전 대통령은 고관세 정책을 펴고 공화당의 보수화를 이끈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언급하는 전직 대통령이다. 그는 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공동수장을 맡은 정부효율부 설립 계획도 언급하며 연방정부의 효율화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파나마 운하 통제권 회복도 다시 강조했다. 그는 “파나마 운하는 미국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3만 8000명의 목숨이 희생됐다“며 ”하지만 이 어리석은 선물은 미국에게 큰 피해를 줬다. 파나마는 우리의 약속을 저버렸다“고 개탄한 뒤, “우리는 이를 중국에 넘긴 것이 아니라 파나마에 넘겼고 그것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멕시코만을 ‘미국만’(Gulf of America)로 개명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최근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혀 논란이 됐지만, 그린란드와 관련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우리는 별들을 향한 우리의 ‘운명적인 사명‘을 추구하며, 미국 우주비행사들이 화성에 미국의 성조기를 꽂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단 뒤편에 앉은 머스크가 이 대목에서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 분야에선 특히 “정부가 공공 및 사적 생활의 모든 측면에서 인종과 성별을 사회적으로 조작하려는 정책을 종료할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은 오직 남성과 여성, 두 가지 성별만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군인들이 복무 중 급진적인 정치 이론과 사회적 실험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모든 정부 검열을 중지하고 미국에서 표현의 자유를 되살리기 위한 행정명령을 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그 어떤 나라보다 더 야망이 크다”며 “우리가 함께 일한다면 우리는 어떤 일도 해낼 수 있고, 어떤 꿈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패배, 단임 대통령으로 물러났으나 대선 결과 부정과 의사당 폭동 사태 등에 따른 4차례 형사 기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완승, 4년만에 화려하게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특히 그의 지지자들이 폭동을 벌였던 의사당에서 화려한 취임식을 통해 복귀하면서 상징적인 장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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