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27)은 지난해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로서 자신 있게 미국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드렸다. 포스팅으로 MLB 진출을 시도한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400만달러 보장, 2년 후 구단이 옵션을 실행할 경우 3년째 300만달러를 받는 계약을 맺었다. 성적에 따른 플러스 옵션은 추가 240만달러였다.
한국에서처럼 마무리 보직을 맡기는 어려워도 중간계투로는 충분히 개막 로스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됐지만,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시범경기 5경기에 등판해 4.1이닝 8피안타(1홈런) 6실점 평균자책점 12.46으로 극악의 부진을 보였고, 고척돔에서 열리는 ‘서울시리즈’에서 개막전을 치른 샌디에이고의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는 데 실패했다. 안방 팬들에게 당당한 메이저리거로 인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개막 엔트리 탈락은 시작이었다. 이후에도 그에게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다. 마이너리그만 전전하다 5월5일 트레이드의 조각으로 쓰이게 됐다. 샌디에이고가 마이애미 말린스의 리그 최고 교타자 루이스 아라에즈를 데려오는 과정에서 마이애미로 넘어가게 됐다.
약체팀인 마이애미에서도 고우석에겐 메이저리그 한 자리는 없었다. 메이저리그 로스터 대신 산하 트리플A 구단인 잭슨빌 점보슈림프에서 공을 던져야 했다. 마이애미는 한 달도 되지 않아 고우석을 방출 대기 조처했고, 그를 불러주는 팀은 없었다. 결국 팀 잔류를 결정하자 고우석은 더블A인 펜서콜라로 보내졌다.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만 던진 고우석의 성적표는 도합 4승3패 4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6.54. 트리플A에서는 16경기 2승 무패 1홀드 4.29였고, 더블A에서는 28경기 2승3패 3세이브 3홀드 8.04였다.
이런 성적으로는 메이저리그 승격은 힘들어보이지만, 마지막 기회는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마이애미 산하 더블A 구단인 펜서콜라 블루와후스 소속인 고우석은 28일(한국시간) 마이애미 구단이 발표한 MLB 스프링캠프 초청선수(Non-Roster Invitees) 명단에 포함됐다.
마이애미 구단은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의 로저 딘 파크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고우석은 다음 달 13일로 예정된 투수와 포수 소집일부터 훈련을 시작할 전망이고, 선수단 전체 소집일은 18일이다.
본격적인 시범경기는 다음 달 23일부터 시작되는데, 고우석은 시범경기 초반부터 존재감을 보여줘야 빅리그 로스터 진입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마이애미 구단 소식을 다루는 매체 ‘피시온퍼스트’는 “올해 마이애미는 계약이 만료되는 고우석에게 어찌 됐든 225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그를 포기하기 전에 캠프에 초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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