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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바꾼 이진우·입 다문 여인형… 홍장원만 “尹, 체포 지시” [尹 탄핵심판]

입력 : 2025-02-04 18:58:52 수정 : 2025-02-04 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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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변론 軍 가담자들 출석

이, 檢엔 “총 쏴서 끌어내라” 진술
헌재선 “체포 지시 없었다” 번복
여도 ‘의원 체포 명단’ 답변 거부

홍 “尹, 싹 잡아들이라해” 재확인
김태효에 보낸 텔레그램도 공개

尹측 “尹 전화 당시에 홍 술자리
위치추적용이지 체포 명단 아냐”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수차례 국회의원 체포 지시를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한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4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진술을 뒤집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군 장성들은 국회 측의 질의에 대부분 형사재판을 이유로 “답변 드리기가 제한된다”며 입을 닫았다. 윤 대통령 측 질문엔 12·3 비상계엄 당시 상황을 적극 설명하거나, 계엄이 적법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증언에 소극적이던 군 장성들에 비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윤 대통령에 불리한 취지의 진술을 유지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날 윤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체포 지시를 부인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게 체포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윤 대통령 측 질문에 “지시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 때와 다른 답변을 한 것이다. 또 이 전 사령관은 “계엄 당시 컨테이너 4분의 1 크기의 밀폐된 공간(차량 내부)에서 휴대전화 3개로 지휘했다”며 “내가 무슨말을 했는지 조각이 난 것처럼 생각이 안 난다. 오히려 위증의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해서 답변을 하는 게 곤란하니 양해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이 전 사령관은 계엄 당시 윤 대통령과 3번 통화한 사실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 드리고 싶지 않다”고만 했다. 그는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방송을 통해 그것(계엄 선포)을 얘기하는데 그게 위법이나 위헌이라는 생각을 할 하등의 여지가 없었다. 지금도 그 부분(계엄 선포)은 적법했다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검찰의 유도신문 여부에 대해서도 답변을 피했다.

 

이 전 사령관과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역시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체포 명단 의혹에 관한 질문에 “형사 재판에서 엄격하게 따져 봐야 할 상황”이라며 답을 거부했다. 대신 경찰에 ‘특정 명단’의 위치 파악을 요청한 사실은 시인했다. 그는 계엄 당일 오후 10시30~40분 사이 조지호 경찰청장과 통화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한 뒤 “특정 명단의 위치를 알 방법이 없으니 위치를 알려달라는 점을 협조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명단에 대한 구술은 있었지만 조 청장이 기억하는 것과 제가 기억하는 게 다르다”며 재차 “형사재판에서 따져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 전 사령관도 계엄의 위법·위헌 여부를 생각하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앞서 국회 등에서 윤 대통령 측에 불리한 진술을 쏟아낸 홍 전 차장은 이날 윤 대통령 앞에서도 “윤 대통령이 ‘싹다 잡아들여 정리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유지했고, “윤 대통령이 사과했다면 국민들이 이해했을 것”이라고 했다. 홍 전 차장은 여 전 사령관이 불러준 명단을 받아적었다면서 14명, 16명 정도 됐다고 증언했다. 그는 명단을 보고선 “뭔가 잘못됐구나 생각했다”고도 했다.

 

홍 전 차장이 지난해 12월5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도 이날 공개됐다. 그는 김 차장에게 “윤 대통령이 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난 잘못한 게 없다’가 아니고 ‘부족해서 죄송하다’고 하셔야 한다. 눈물을 흘리고 무릎을 꿇으셔야 한다”고 보냈다.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 증언 신빙성을 떨어뜨리기 위한 신문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이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받았을 당시, 지인들과 저녁 자리를 가졌고 술을 마셨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아가 여 전 사령관이 불러준 명단이 ‘위치추적’ 용이지 체포 명단이 아니라는 주장을 폈다. 윤 대통령 측은 국정원에 수사권이 없는 대신 정보가 많고, 방첩사는 예산이 모자라니 잘 도와달라는 취지의 주장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 전 차장은 이날 심판정에 들어오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을 쳐다본 뒤 고개를 돌려 외면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5차 변론에 피청구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윤 대통령 측은 계엄 당시 대통령과 이 전 사령관 사이의 전화 통화 횟수가 김 전 장관 공소장에는 3번으로, 윤 대통령 공소장에는 4번으로 잘못 기재돼 있다며 “검찰이 객관적 사실을 잘못 파악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 측은 헌재 재판부에 증인신문 시간 등을 늘리고 형사재판 대비를 이유로 탄핵심판 변론기일을 주 2회에서 주 1회로 줄여달라고도 요청했다.

 

이날 헌재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의 증인신문을 11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과 조태용 국정원장 증인신문을 13일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이 요청한 인천 연수구·경기 파주시 선관위 사실조회 신청 등은 필요성과 관련성이 부족하다며 모두 기각했다.

정청래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5차 변론에서 변호인단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첫 변론준비기일은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법원에 구속 취소 청구서를 제출했다.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속 취소 청구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구속의 취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주영·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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