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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지만 색다른 맛·경험… “미식 패러다임 바꿀 것” [유한나가 만난 셰프들]

입력 : 2025-02-15 10:00:00 수정 : 2025-02-12 19: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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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마컴퍼니 정재철 대표

28년간 외식 한 길 걸어온 베테랑
다양한 공간서 총괄디렉터 역할
와인 갈라디너 기획 극찬 받기도
칼라마리 속을 계절 재료로 채운
‘파리지앵 순대’가 시그니처 메뉴
제주 현무암 느낌의 ‘대구튀김’도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공간 ‘수필정서’를 운영하는 이노마컴퍼니 정재철 대표를 만났다. 김해의 미식명소로 유명한 복합문화공간 에스키스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경남지역에서는 꼭 가봐야 하는 미식공간으로 유명하다. 에스키스 4층에 있는 수필정서는 요리하고 술 따르는 아저씨로 통하는 외식전문가 정 대표가 운영하는 낭만적인 컨템퍼러리 다이닝 공간이다.

 

정재철 대표

정 대표는 28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1996년 제주의 호텔을 거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라쿠치나, 에드워드 권 셰프가 운영하는 랩24 등 다양한 공간에서 총괄디렉터로 일했다. 또 와인, 요리, 커피, 맥주, 위스키 분야에서 해박한 지식과 실력을 지닌 F&B 전문가이자 브랜드 기획자이다.

그는 8년 전 지인의 소개로 에스키스의 오픈을 총괄했다. 이후 타 업체에서 하이든파크, 가야미학, 모산, 믹스아시아 등 다양한 브랜드를 기획했다.

정 대표는 지금까지 외식이라는 한 길을 걸어왔다. 수트 입은 지배인이 멋있어 보여서 호텔 웨이터로 시작했는데, 워낙 낙천적인 성격으로 고객 응대를 잘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많은 인정을 받았다.

또 여러 업체에서 프렌치, 이탈리안, 뷔페, 한정식, 중식, 일식 디렉터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이는 정 대표에게는 큰 자산이 됐다. 와인은 아카데미 등을 다니지 않고 책을 사서 독학으로 공부했다. 그는 호기심이 많아 결정이 빠른 편이고 모험을 즐기는 편이다.

정 대표가 일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랩24 총지배인의 자격으로 2016년 블루리본서베이 올해의 서비스 대상을 받았을 때다. 에스키스에서 여러 번 와인 갈라디너를 기획했는데 매번 새로운 시도로 극찬을 받은 것도 그의 자랑거리다.

정 대표는 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수필정서를 오픈한 날 드디어 스스로 꿈꿔 왔던 공간을 만들어 냈다는 기쁨이 매우 컸다.

2018년 정 대표가 수필정서를 오픈했을 때만 해도 김해에는 다이닝이 활성화되지 않은 시기였다. 이런 김해에 자리를 잡으면서 자신의 오랜 경험과 창의적인 콘텐츠로 미식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었다. 다행히 너무나 운 좋게 에스키스 회장이 적극 지원을 해줘서 에스키스의 공간을 함께 기획할 수 있었고 현재는 경남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수필정서는 말 그대로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공간이다. 정 대표가 포멀한 공간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다 보니 좀 더 편안하게 호스피탈리티를 구현할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 끝에 이런 공간을 꾸몄다.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과 특별한 환대를 편안한 느낌으로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공간에 담아서 풀어냈다.

수필정서의 첫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파리지앵 순대’다. 이름에서 보이는 인문학적 에세이 느낌이 음식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칼라마리 속을 새우와 채소로 채우고 파스닙 퓌레와 비스트 소스를 곁들여 제공한다. 칼라마리 속을 채우는 재료는 계절에 따라 바뀐다. 칼라마리의 야들야들한 식감과 깊고 고소한 풍미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파리지앵 순대의 특징이다.

 

파리지앵 순대

두 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제주도, 현무암’으로 두 가지 발효 반죽을 믹스해 현무암 느낌으로 만든 페이크 대구튀김이다. 대구, 방아, 암염이 조화를 이루는 메뉴인데, 돌과 같이 플레이팅된 접시에서 튀김을 건져서 한 입 깨물면 촉촉한 대구살이 먼저 입안을 채우고 방아잎이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페이크 대구튀김

요리들의 이름에서 느껴지는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코스 전반과 매장 분위기에서 느낄 수 있다. 창의적인 요리들과 그에 어울리는 주류를 페어링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기 때문에 재즈와 블루스 등 공간과 어울리는 음악은 식사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준다. 김해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면 수필정서의 아이덴티티를 나열한 테이스팅 코스를 추천한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 덕분에 특별한 경험을 선물받을 수 있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지금은 단골손님이 많아져서 와인 가이드도 하고 이노마컴퍼니에서 F&B 컨설팅도 병행한다. 지난해 설립한 F&B 회사 이노마컴퍼니는 수필정서를 비롯해 와인바, 카페, 비건식당, 특별한 고깃집 등 다각도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hannah@food-fantas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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