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정치인 체포 명단' 증언의 신빙성을 공격하자, 홍 전 차장은 거짓말을 반복하는 것은 조 원장이라며 폐쇄회로(CC)TV에 담긴 자신의 동선을 초 단위로 공개하라고 맞받았다.
홍 전 차장은 1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조 원장의 '4종 명단' 존재 증언이 정치인 체포 명단에 대한 "신뢰를 흔들기 위"한 "굉장히 고도의 용어 혼란 전술"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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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작년 12월 3일 밤 11시 6분에 국정원장 공관 앞에서 메모를 작성했다고 헌재에서 증언했지만 국정원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홍 전 차장이 그 시각 청사 사무실에 있었고 메모도 4종이나 존재한다면서 홍 전 차장의 정치인 체포 명단 증언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홍 전 차장은 이에 이날 방송에서 정치인 체포 명단 메모의 첫째 '버전'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통화하며 받아적은 것이며, 둘째∼넷째는 보좌관과 함께 알아보기 쉽게 정리하고 기억을 복기하는 등 "검증하는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들었던 내용들을 정확하게 한번 확인해 보기 위한 과정을 지나간 것"이라며 "(메모지) 종이는 3장이고 넷째는 셋째 위에 수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홍 전 차장은 넷째 메모지 원본을 들고나와 공개했다.
메모를 작성했다는 시간에 사무실에 있었다는 지적에 관해 홍 전 차장은 "왜 저한테만 AI(인공지능)의 기억력을 요구하시냐"면서 "(CCTV에 기록된) 제 동선을 다 한 번 열어보자, 초 단위로 알고 싶다"고 맞받았다.
조 원장이 자신의 발언에 신빙성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홍 전 차장은 조 원장이야말로 "생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조 원장이 자신의 정치인 체포 보고에 대해 말 바꾸기를 수차례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 원장이 작년 12월 6일 국회 정보위원장실 앞 기자회견에서 홍 전 차장의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했고 곧이어 전 직원에게도 보고를 받지 않았다는 서신을 보냈지만, 지난달 국회 국정조사특위에서는 보고를 받긴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홍 전 차장은 헌재 탄핵 심리의 추가 증인으로 채택된 데 대해 "이 상태에서 제가 참석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겠느냐"며 출석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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