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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집 앞도 전쟁터?…“문형배 때리기 도 넘었다” [미드나잇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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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17 21:55:10 수정 : 2025-02-17 21: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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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지지자들, 문 대행 자택 앞 시위
문 대행 개인정보 유출·허위사실 유포
국민의힘도 공격 가세하며 사퇴 촉구
“탄핵심판 불복 명분 쌓으려는 의도”

탄핵심판 변론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향한 공세 수위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문 대행의 집 앞까지 찾아가 반대 집회를 여는가 하면 국민의힘도 문 대행을 겨냥한 공격에 가세하며 탄핵 인용에 대비한 불복 명분을 쌓는 모양새다.

 

17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 종로구에 있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17일 오전 7시 30분쯤 문 대행의 거주지로 알려진 서울 종로구의 한 아파트 앞에선 윤 대통령 지지자 20여명으로 구성된 부정선거부패방지대의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문형배는 사퇴하라”고 고성을 지르거나 “비상계엄은 대통령 권한”이라는 내용의 성조기를 들고 시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가짜뉴스로 판명 난 문 대행의 성착취물 시청 주장을 언급하며 “소아성애 포르노 애호가 문형배”, “음란수괴 행번방 사퇴하라”는 문구의 손팻말을 들기도 했다. 최근 문 대행의 카페 음란물 게시글 관련 논란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커뮤니티에서 나온 문 대행의 댓글 사진은 조작된 사진인 것으로 확인됐다.

 

1월 29일 극우 성향 유튜브 ‘그라운드씨’와 ‘신남성연대’에 올라온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관련 비난 글. 유튜브 캡처

 

단체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 출퇴근 시간에 맞춰 문 대행 집 앞 500명 규모의 집회를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앞서 온라인상에선 문 대행의 개인 연락처가 유출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조롱과 협박성 문자 폭탄을 보내거나 ‘(문 대행이) 반미주의자 놈(노엄) 촘스키를 좋아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퍼주자고 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문형배 세계관’이란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문 대행에 대한 공격은 극우 유튜버와 온라인 매체를 통해 확산되며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약 한 달간 당 지도부와 법조인 출신 의원을 중심으로 문 대행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가운데)과 나경원 의원(왼쪽)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1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최소한 방어권 보장 촉구 및 불공정성 규탄과 관련해 헌법재판소 사무처장과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과거 문 대행의 SNS 게시글이나 연구단체 활동 일부를 근거로 ‘친북’, ‘친중’, ‘왼쪽’이라는 식의 색깔론을 제기하며 공세를 펼쳤다.

 

또 문 대행의 카페 불법 음란물 게시글 관련 논란도 국민의힘 의원들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며 지지자들을 자극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체로 헌재를 찾아 문 대행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행 8인 재판관 체제에서 문 대행을 포함한 재판관 3인이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회피하거나 사퇴하면 의결 정족수(6인)에 미달해 탄핵심판 결론을 내릴 수 없게 되는 만큼, 헌재에 압박과 부담을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형배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이 1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문 대행을 향한 공격이 심해지는 가운데, 재판관 개인의 독립성뿐 아니라 헌재의 공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조계는 “불리한 결정에 불복하기 위한 명분 쌓기이자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헌재 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는 “윤 대통령 지지 세력이 나중에 헌재 결정에도 불복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서부지법 난입사태에 이어 헌재 재판관들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위험한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서는 재판관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헌재도 단호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극단적인 정치 행위가 오히려 지지 대상에게 손해라는 인식이 있어야 자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당내에서도 문 대행에 대한 공격이 과도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상욱 의원은 지난 14일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헌재는 헌법 가치 수호, 민주주의 수호와도 연결되는 곳이고 재판관 한 분 한 분의 의미는 더더욱 중요하다”며 “헌재 판단을 흔들려는 목적 또는 헌재 권위를 훼손하게 하려는 목적은 법치주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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