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반발에 지난 13일 규정 철회 발표
중국의 한 회사가 직원들의 화장실 이용 시간을 제한했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앞서 중국의 한 관광명소는 화장실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화장실 문에 타이머를 설치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22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남부 광둥성 포산시에 위치한 삼형제기계제조회사는 최근 하루 6번만 직원들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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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이용시간은 오전 8시 이전과 10시30∼40분, 낮 12시∼오후 1시30분, 오후 3시30∼40분, 5시30분∼6시, 9시 이후(야근시)다.
이외 근무 시간에는 소변이 급할 경우에만 2분 내로 이용할 수 있다. 규정을 위반하면 급여에서 100위안(약 2만원)을 깎는다.
회사 측은 “이 조치가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 이라면서 “고대 중국 의학서 ‘황제내경’(黃帝內經)에 근거해 직원 건강을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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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노동자들은 자신의 건강과 복지를 침해하는 지시에 대해 비난하고 나섰다. 한 노동자는 “회사가 직원들의 생리현상까지 관리 감독할 권한이 없다”며 “이는 심각한 인권침해”라고 토로했다.
광둥성 소재 법률사무소의 변호사 첸시싱은 해당 규칙이 직원들의 건강권을 침해해 노동법을 위반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법은 근로자의 급여, 근무 시간, 휴식 시간, 휴일, 안전 규정 변경 시 반드시 모든 직원 혹은 노동자 대표가 참여하는 회의에서 협의해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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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커지자 관련 당국은 지난 13일 회사를 방문 조사했고 내부 관리에 문제가 있음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사설을 통해 “상식적으로 이 규정은 경영진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기업 내 권위주의적 태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결국 회사는 직원들의 반발에 밀려 지난 13일 해당 규정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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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중국의 한 관광명소가 화장실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여성 화장실 문에 타이머를 설치해 논란이 일었다.
중국의 대표적 관광명소 중 하나인 윈강석굴 동굴 단지에 마련된 여자 화장실은 사람이 들어가면 타이머가 빨간색으로 바뀌면서 카운트가 시작된다.
동굴 직원은 이와 관련 “방문객 수는 증가하고 화장실이 부족해 줄이 길어졌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타이머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직원은 “화장실을 오래 쓴다고 해서 중간에 쫓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타이머가 있다고 해서 5분, 10분 단위 등 시간 제한을 두지는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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