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3만여건 무대에… 2224만장 발매
대중가요 제외 뮤지컬 4651억 ‘최다’
‘프랑켄…’ 1위… ‘시카고’·‘킹키부츠’順
유튜브 쇼츠 등 SNS 홍보 효과 톡톡
황정민·전도연 스타파워 연극도 강세
티켓 1장 평균 가격 6만5366원 달해
4년 새 44.7%↑… 뮤지컬 가장 비싸
“내한공연 환율 상승 등이 주요요인”
지난해 공연 흥행 순위가 공개됐다. 티켓 총판매액 기준으로 매년 성장을 거듭하는 뮤지컬에선 ‘프랑켄슈타인’, 연극에선 ‘맥베스’가 1등을 차지했다. 클래식에선 오페라 투란도트(아레나 디 베로나 오리지널 프로덕션)가 최대 흥행작이었다. 공연 입장권 평균 가격은 전년보다 약 5000원 오른 6만5366원을 기록했다. 4년 전 입장권 가격보다 45%나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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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순위 휩쓴 뮤지컬
최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4년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 3만1654건 공연이 12만5224회 진행됐고 발매된 입장권은 약 2224만장, 금액은 1조4537억원이었다. 지난해 전산발권된 전국 공연 예매데이터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집계·분석한 결과다.
티켓 판매액 기준으로 7000억원대 시장인 대중가요 분야를 빼면 뮤지컬 분야가 465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보고서는 개별 공연 매출액 공개 없이 순위만 발표했는데 ‘프랑켄슈타인’, ‘시카고’, ‘킹키부츠’가 1∼3위를 기록했다. 이어 ‘헤드윅’, ‘하데스타운’, ‘레미제라블’, ‘영웅’, ‘노트르담 드 파리’ 순으로 모두 뮤지컬이다. 10위권에 오른 공연 대다수가 1000석 이상 대극장에서 서너 달씩 공연한 뮤지컬 흥행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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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뮤지컬 평론가는 “‘시카고’는 주연배우의 유튜브 쇼츠가, ‘킹키부츠’는 유튜브 뮤지컬 전문 채널 활약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랑켄슈타인’은 창조자와 피조물의 특별한 정서와 음악, 무대가 훌륭하게 결합해 스테디셀러로 완전히 자리 잡으며 창작뮤지컬 흥행 성공 문법의 한 전형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소극장 작품이었던 ‘헤드윅’은 뮤지컬 전용 대극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기존 흥행작 사이에서 뮤지컬의 본질인 음악과 시를 공연 핵심요소로 극대화한 ‘하데스타운’과 배우와 객석 사이를 좁힌 ‘그레이트 코멧’이 수년 전 초연 때는 흥행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난해 재연에선 새로운 양식을 받아들인 관객 선택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1000석 이하 규모 극장에서 공연된 작품에선 ‘파과: 뭉그러진 과일’이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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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전도연의 티켓파워
연극 시장 전체 규모는 2022년 462억원에서 2023년 63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734억원으로 거듭 성장했다. 연극 흥행 1위는 압도적 연기력으로 찬사받은 배우 황정민의 연극 복귀작 ‘맥베스’였다. 2위 역시 배우 전도연 출연으로 엄청난 화제작이 됐던 ‘벚꽃동산’이 자리했다. 3위는 1980년대 보수적인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 문제작 ‘엔젤스 인 아메리카 파트 원’이었으며 이후 ‘한뼘사이’, ‘아트’, ‘햄릿’(CJ토월극장), ‘알앤제이’, ‘햄릿’(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빵야’, ‘고도를 기다리며’가 흥행 10위 안에 들었다. 대체로 인지도 높은 배우가 출연한 공연이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작품성이 검증된 작품과 고전을 선택한 관객이 많은 결과로 풀이된다. 중·소극장에서 공연된 작품 중에선 클로저, 사운드 인사이드, 보이즈 인 더 밴드 등이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클래식이 포함된 서양음악분야에선 오페라, 영화음악 콘서트, 서양음악에 분류된 성악가 출신 가수 김호중 콘서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티켓판매액 기준 상위권 10개 작품 중 김호중 출연 무대가 무려 5개를 차지했고 신카이 마코토 영화음악 콘서트 등 필름콘서트가 2편이었다. 이들을 제외하면 10월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12월 서울 코엑스에서 각각 열린 대작 오페라 ‘투란도트’가 1, 2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세계 최정상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리사이틀, 빈 필하모닉 내한공연 순이었다.
총 206억원 규모의 무용 무대에선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이 각각 1, 2위에 올랐고, 스테이지 파이터 갈라쇼(잠실실내체육관)와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알 갈라 등이 흥행 상위권을 차지했다.
국악분야는 전체 시장이 49억원 남짓인데 흥행 10위 공연 중 3개가 ‘만신:페이퍼 샤먼’ 등 국립창극단 정기공연이었고 나머지는 소리꾼 장사익과 명창 김영임의 지역순회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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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45% 오른 관람료
지갑 사정이 뻔한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관람료는 공연장 가기를 망설이게 한다. 게다가 공연 티켓 가격은 계속 올라 지난해 티켓 1장당 평균 관람료는 6만5366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년 전인 2020년에 비해 2만190원(44.7%)이나 오른 수준이다.
장르별 평균 관람료는 뮤지컬이 5만9392원으로 가장 비쌌고 무용 3만4007원, 클래식 3만694원, 연극 2만5880원, 국악 1만1144원 순이다. 2020년 대비 상승률은 클래식이 66.2%로 가장 높았다. 대중음악 콘서트 티켓 평균가는 12만104원이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관계자는 “티켓 가격 상승 원인은 복합적”이라며 “대형 내한공연은 환율 상승으로 인상 요인이 있었고, 대공연장 공연이 많아진 점과 공짜티켓이 줄어들고 유료티켓 비율이 꾸준히 상승한 점 등에 더해서 다양한 장르 공연이 늘어나면서 전체 공연시장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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