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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콘크리트 균열 우려에도… 울릉 ‘軍 케이블카’ 교체 공사 강행

입력 : 2025-02-23 18:53:46 수정 : 2025-02-23 20: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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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억 투입… 2024년 7월 착공 불구
레미콘 운반 난항에 첫 삽도 못 떠
철탑 콘크리트 타설 기간 지연 땐
균열 발생해 안전사고 위험 커져

전문가 “하자 발생 확률 높아” 지적
시설본부선 “공정상 불가피” 밝혀

국방부가 낡은 작전케이블카(삭도기) 교체 공사를 하면서 삭도기 철탑 기초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공사 지역 지반이 약한 데다 콘크리트 타설 시간 지연으로 삭도기 철탑 기초를 지탱하는 콘크리트 강도까지 부족할 경우 강한 바람이나 지진 발생의 경우 수평∙수직 하중에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국방부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방시설본부는 7월까지 경북 울릉군 모 해군부대에 43억여원을 들여 삭도기 교체 공사를 실시한다. 삭도기는 미니 케이블카 장비로 인원 이송은 불가능하지만, 산 정상까지 수십㎏에 달하는 물자를 실어 나를 수 있다. 이 공사는 지난해 7월 착공에 들어갔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폭이 좁고 굽은 진입도로와 급경사로 해발 968m의 삭도기 구동실과 정삭기초, 중간철탑까지 1t 트럭으로 콘크리트 반죽(레미콘)을 운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건축 설계도서에는 삭도기 설치 구간 1.3㎞에는 철탑 2개를 세워 케이블카를 떠받치도록 했다. 철탑 기초 콘크리트 타설 시 설계기준강도인 30메가파스칼(Mpa)을 확보하기 위해 1t 트럭을 이용, 레미콘을 산 정상까지 운반하도록 했다. 1t 트럭으로 운반하면 1회 운반 시간이 20분으로 총 87차례에 걸쳐 29시간이 소요된다.

 

문제는 계획한 구간에 연속해서 콘크리트를 타설하지 않고 끊어 치거나 일정 시간이 지난 후 타설하면 균열이 생기는 ‘콜드조인트(cold joint)’ 현상이 발생한다. 골재 등 재료가 분리되거나 구조체 일체화가 되지 않아 틈새로 인한 누수 등으로 내구성 저하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하중을 많이 받는 댐이나 교량 등의 공사에서 특히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

 

건축공사 표준시방서에는 콘크리트 혼합부터 부어넣기 종료까지 제한시간은 외부기온이 25도 미만이면 120분, 25도 이상이면 90분으로 명시됐다. 최민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먼저 타설한 부분은 이미 콘크리트가 경화돼 이후 접합하다 보면 하자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방시설본부와 감리단은 레미콘 운반 방식 변경과 최소 시간에 타설할 방안을 여러 차례 논의를 거친 뒤 결국 1t 트럭으로 운반하되, 시공사가 책임을 지고 기술적으로 조치하도록 했다. 국방시설본부 경상시설단은 “공정상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상시설단 관계자는 “국방시설본부 기술자문위원회의 검토 결과 트럭 운반이 적정해 1t 덤프로 설계했다”며 “5t 덤프도 운반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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