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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업고… 中 빅테크 AI 투자 러시

입력 : 2025-02-23 19:05:07 수정 : 2025-02-23 21: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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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약속에 앞다퉈 대규모 계획 발표
알리바바 “향후 3년, 10년치 자금 투입”
텐센트도 2025년 투자 대폭 확대로 선회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알리바바 등 중국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이 연이어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23일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지난 10년간 총투자액보다 많은 자금을 향후 3년간 AI 분야에 투입하기로 했다. 우융밍(吳泳銘)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일 실적 발표 행사에서 “앞으로 3년간 클라우드와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지난 10년 동안 지출한 금액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알리바바의 AI 투자는 230억위안(약 4조5600억원)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알리바바의 AI 투자 계획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7일 민영기업 좌담회에서 중국 빅테크 수장들을 불러 모아 놓고 지원을 약속한 뒤 나왔다. 특히 2020년 금융 당국의 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가 시 주석에게 찍혀 회사가 각종 탄압을 받은 뒤 잠적했던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는 당시 기업 대표들 가운데 맨 앞줄에 자리가 배치돼 5년 만에 복권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출시한 새로운 AI 모델 ‘큐원 2.5맥스’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V3는 물론 오픈AI의 GPT-4o, 메타의 라마 3.1을 모든 영역에서 능가한다고 주장했다. 애플이 중국에서 AI 기능을 탑재한 아이폰을 내놓기 위해 알리바바와 제휴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또 다른 빅테크 텐센트 역시 올해 AI 투자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만 해도 신규 프로젝트에 신중하겠다는 경영 계획을 밝혔던 텐센트는 거대 AI 모델의 폭발적 성장에 자극받아 전략 수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의 지난해 상반기 AI 투자 규모는 알리바바와 같은 230억위안이었다.

 

지난 상반기 총 42억위안(약 8330억원)을 AI에 투입한 바이두의 리옌훙(李?宏) CEO 역시 최근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 정상회의에서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약속했다. 바이두는 중국에서 비교적 초기에 AI ‘어니’를 출시했지만, 리 CEO가 이번 좌담회에 초대받지 못하는 등 AI 분야에서 고전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중국은 초기 자본금 600억위안(약 12조원) 규모로 새로운 AI 투자 기금을 조성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직전 중국 AI·컴퓨팅업체 25곳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한 지 며칠 뒤의 일로, 미국의 견제 속에서도 ‘AI 굴기’를 이루겠다는 중국의 의지로 해석됐다.

 

시 주석은 지난 17일 민영기업 좌담회에서 중국 굴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당시 민영기업 대표들에게 “장기적으로 동풍(東風)이 우세할 것”이라며 “자신감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이 1957년 소련 방문 당시 한 연설 중 “동풍이 서풍을 압도한다”는 발언에서 인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동풍과 서풍은 각각 사회주의 세력과 자본주의 세력을 가리키며, 시 주석은 중국의 부상과 서방의 쇠퇴를 주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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