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 구조 조정 작업 가속도
트럼프 “더 공격적 나가라” 독려
미국 연방정부 구조조정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연방 공무원들에게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를 설명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미 다수 분야에서 대규모 인원 삭감이 진행되는 가운데 더 광범위한 분야에서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 “대통령 지침에 따라 모든 연방 정부 직원들은 곧 이메일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는 연방 직원들이) 지난주에 했던 일을 이해하기 위해 요청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신하지 않을 경우 사직으로 간주할 것”이라는 엄포도 덧붙였다. 자신의 업무가 정부 운용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메일을 통해 스스로 입증하라는 요구다.
게시물에는 해당 요구의 구체적 이유가 명시되지 않았지만, 연방 정부 직원들이 제출한 업무 상황을 토대로 더 많은 인원을 줄이고 예산을 삭감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기존보다 더 다양한 분야에서 구조조정 작업을 가속화하기 위한 사전작업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머스크 CEO의 요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더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한 뒤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일론은 훌륭하게 일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나는 그가 더 공격적으로 나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연방 정부 지출의 대대적 삭감 임무를 맡은 DOGE 수장을 맡아 조직을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고 정리해고하는 등 칼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의 해외 원조와 개발 협력 업무를 담당하는 국제개발처(USAID)의 전체 1만명 인력 중 대부분을 해고했고, 자동차 자율주행 분야를 감독하는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 전체 인력의 약 10% 감축을 진행하는 등 전방위적 인력 감축이 이미 진행 중이다.
다만, 이 같은 강력한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난 1월 AP통신이 NORC 공공업무연구센터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무원 대량해고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29%로 반대한다는 응답비율인 40%보다 11%포인트나 낮게 나타난 바 있다. 이런 여론을 등에 입고 DOGE의 해고와 기관 해체에 반발하는 소송전이 줄줄이 예고되고 있다.
공무원 대량해고가 정부 지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의문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정부데이터를 분석해 “실제 절감액은 트럼프 행정부가 공언한 것보다 훨씬 적으며 상당 부분은 과장돼 있다”고 지적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