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당일, 자체 소방점검기간
공사와 사고 연관성 집중수사
이번주 합동 감식 결과 발표
부산 반얀트리 화재사고 희생자 6명은 지하 2~3층에서 승강기를 이용해 대피하는 과정에서 연기에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4일 브리핑에서 불이 난 건물 1층 승강기 앞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사망자 6명 중 4명은 지하 2층에서 먼저 승강기에 탔고, 이어 지하 3층에서 2명의 작업자가 추가로 탑승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화재 대피를 위해 승강기를 타고 해당 건물 1층에서 내려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려다 승강기로부터 복도 쪽으로 4~5m 떨어진 지점에서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이들에 대한 부검에서도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사망자들은 지하 3층에 쌓여 있던 자재와 도구를 가지러 내려갔다가 화재 발생 소식을 접하고 탈출하기 위해 승강기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당시 불이 난 건물 1층은 연기로 뒤덮였지만, 승강기는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이 1층에 도착했을 당시 승강기 전선이 모두 불에 탈 정도여서 자세한 영상이 없고, 지하 2~3층에서 승강기에 탄 것만 확인할 수 있었다”며 “숨진 작업자들이 몇 층에서 어떤 작업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추가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화재가 발생한 이달 14일이 자체 소방점검 기간(11∼18일) 4일차였으며 당일 35개 협력업체에서 780여명의 작업자들이 투입돼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화재는 자체 소방점검 기간 중에 불이 났다”며 “건물 준공 이후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공사를 진행한 이유와 이 같은 공사가 작업자 사망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주 나올 합동감식 결과 보고서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화재 감지기 및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 등 화재 당시 전반적인 상황을 규명할 방침이다. 건축 인·허가 절차에 대한 문제점이나 화재 관련 책임소재 등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다음 주 중 합동감식 결과와 함께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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