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尹 석방 후 국론 분열 극심… 헌재 결정 차분히 기다려야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5-03-09 23:02:05 수정 : 2025-03-09 23:02:04

인쇄 메일 url 공유 - +

尹 ‘개선장군’ 방불, 관저 정치 우려
與 “탄핵 기각”·野 “검찰총장 탄핵”
극한 대립 조장하는 세몰이 중단을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국론 분열 양상이 격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 후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로 체포영장 집행 52일 만인 그제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복귀했다. 윤 대통령은 구치소를 걸어 나오며 상기된 표정으로 오른손을 들어 흔들거나,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면서 지지자 환호에 뜨겁게 호응했다.

구속이 취소됐다고 해서 윤 대통령은 자신이 마치 개선장군인 양 착각해서는 안 된다. 온 나라와 국민을 충격과 위기에 빠트린 12·3 비상계엄 사태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대에 서 있으며,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엄중한 상황임을 인식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석방 후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무거운 반성이나, 두 쪽 난 나라를 치유할 대승적 통합 메시지는 아쉽게도 없었다. 오히려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 운운하면서 내란 임무 종사 혐의자를 위무하고 지지세력을 결집하려는 모습만 보여 안타깝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겸허하고 담담하게 헌재 선고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 윤 대통령은 탄핵소추로 직무정지 상태이나 구속 취소로 활동 제약이 사라졌다. 이런 정치적 공간을 활용해 노골적인 관저 정치나 공개적 장외 정치에 나선다면 현재의 극한 대립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수 있다. 어제도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가 시끄럽게 열리며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내전 직전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헌재 판단을 기다리며 갈등을 부추길 언행을 삼가는 것이 30년간 공직생활을 영위한 윤 대통령의 도덕적 책무이자 국민에 대해 도리라고 할 수 있다.

윤 대통령 석방 후 더욱 격렬해진 여야 정치권의 세몰이와 분열 조장도 가관이다. 당장 중단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탄핵심판을 기각·각하라든지 아예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라면서 헌재를 전방위 압박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시항고를 포기한 심우정 검찰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거부 시 탄핵카드를 꺼내겠다고 위협한다. 여야의 행태는 탄핵심판이 헌법과 법률이 아닌 정치와 여론에 의해 결정된다는 잘못된 믿음을 국민에게 줄 수 있어 헌재 판단 후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정치권은 국민을 끝없는 대결의 불쏘시개로 소모하며, 불안과 불행의 불구덩이로 몰아넣는 언행을 중지하고 헌재 판단을 차분히 기다려야 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세이마이네임 히토미 '사랑스러워'
  • 세이마이네임 히토미 '사랑스러워'
  • 있지 예지 '완벽한 미모'
  • 아이유 ‘사랑스러운 매력’
  • 영파씨 지아나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