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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체포영장 집행 또 막힌 경찰… '집행 보류'

입력 : 2015-12-09 18:39:23 수정 : 2015-12-09 22: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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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한상균 체포’ 조계사 진입… 사찰측과 한때 몸싸움
자승 “10일 정오까지 韓 거취 해결”… 경찰, 집행 보류
경찰이 9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고 조계사에 진입했다가 조계종 측의 중재 요구를 수용해 영장집행을 10일로 미뤘다.

조계사에 피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9일 서울 조계사 관음전에서 창문 사이로 밖을 살펴보고 있다.
이제원 기자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은 이날 오후 5시쯤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10일) 정오까지 한 위원장 거취 문제를 해결할 테니 경찰과 민주노총은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조계종을 지켜봐 달라”며 경찰에 영장 집행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경찰이 조계사 경내로 들어가 한 위원장이 머무르고 있는 도심포교 100주년 기념관에 진입을 시도하면서 조계사 스님·직원 등과 몸싸움을 벌이는 도중이었다.

경찰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체포 작전에 돌입한 9일 오후 한 위원장이 피신 중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 도심포교 100주년 기념관 1층 출입구에서 경찰과 조계사의 스님, 직원 등이 한데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제원 기자
자승 총무원장은 “(경찰의 한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은 갈등 해소가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하는 것이기에 종단은 강제집행 보류를 요청한 바 있다”면서도 “하지만 더 이상 갈등은 종단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조계종 차원에서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찰은 지휘부 회의를 연 뒤 조계종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날 체포 작전을 중단했다. 경찰은 “자승 총무원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감안해 일단 집행을 연기한다”며 “하지만 회견문에 밝힌 바와 같이 내일 정오까지 한상균의 자진 출석 또는 신병인도 조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당초 방침대로 엄정하게 영장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사에 피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검거를 위한 경찰의 공권력 투입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직원들이 경내와 한 위원장으로 거처가 연결된 구름다리를 철거하고 있다.
이제원기자
조계종과 경찰이 접점을 찾음으로써 양측 모두 한 숨을 돌리게 됐다. 조계종으로선 수배된 한 위원장을 장기간 보호하면서 여론의 따가운 눈총과 신도들의 분란을 자초했다. 경찰이 강제로 영장을 집행할 경우 조계종의 위상 손상을 각오해야 한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9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경찰의 영장 집행 방침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도 한 위원장 검거를 위해 불교계 최대 종단인 조계종과 맞서야 한다는 부담을 덜었다. 경찰이 조계사로 피신한 수배자 검거를 목적으로 조계사 경내에 경찰력을 투입한 것은 2002년 이후 13년 만이다. 당시 경찰은 조계종의 양해를 구했음에도 법당 진입 문제로 불교계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앞서 이날 오전 조계종은 “조계사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조계종, 나아가 한국 불교를 또다시 공권력으로 짓밟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경찰의 강제 진입에 반대했다.

한 위원장은 10일 정오까지 자진해서 조계사를 나오거나 강제퇴거를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민주노총은 이날 경찰이 체포작전에 돌입한 직후 성명을 통해 “한 위원장 체포·침탈이 감행될 시 즉각 총파업 및 총력투쟁에 돌입할 것임을 재천명한다”고 밝히고 오는 16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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