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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 전야제가 17일 저녁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열려 참가자들이 굵은 빗속을 뚫고 대형 태극기를 앞세우고 도청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연합>
5.18 민주화운동 30주년 전야제는 17일 굵은 빗방울이 흘러내리는 가운데 치러졌다.
30주년이라는 상징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궂은 날씨 탓에 관람 온 시민 수는 예년보다 줄었지만 열기는 못지않았다. 행사에 직접 참여하거나 구경 나온 시민 4천여명은 "하늘도 5.18의 아픔을 나누는 것 같다."라며 자리를 지켰다.
시민들은 수십발의 총성으로 시작된 계엄군과 시민군 대치장면 재연에 30년전의 악몽이 떠오르는 듯 굳은 표정을 지으며 눈물을 닦다가도 가수와 시민 참여자의 공연에는 열렬한 환호로 당시 못지 않은 에너지를 뿜어냈다.

518명이 부른 '임을 위한 행진곡'

O..행사위가 모집한 518명의 '국민 합창단'의 공연은 단연 눈길을 끌었다.
광주 동.서.광산구 합창단, 노래교실 수강자, 학생, 노동자 등 시민들로 구성된 합창단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해 전야제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들은 대형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쇼케이스 공간인 '쿤스트할레 광주' 위와 옛 전남도청 옥상, 주무대로 쓰인 원형무대로 나뉘어 배치돼 옛 도청을 사수하기 위해 항전했던 시민군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특히 국가보훈처가 18일 기념식에서 이 곡 제창을 배제하기로 해 행사위와 유족의 반발을 사고 있는 상황인 탓에 합창은 숙연함을 더했다.

"5.18 체험하러 왔어요" 이방인도 참여

5.18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 전야제가 17일 저녁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열려 80년 5월 당시 공수부대의 진압장면이 재현되고 있다.<연합>
O..한국인보다 5.18에 더 큰 애정을 가진 외국인 손님들도 눈에 띄었다.
2006년과 2007년 광주인권상을 각각 받은 태국의 앙카나 닐라파이칫(49.여)씨와 인도의 레닌 라구아니쉬(37)씨는 5.18 전야제 현장 곳곳을 둘러보며 시민과 함께 호흡했다.
5.18 기념재단 초청으로 '2010 광주아시아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를 방문한 이들은 함께 초대받은 다른 역대 수상자들에 앞서 전야제와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다.
이들은 전야제 행사 중 연단에서 "5.18은 아시아 인권활동가들에게 큰 영감을 줬다."라고 치켜세웠다.
1998년부터 매년 5.18 기념행사를 참관해 온 일본 진보성향 음악단체 '우타고에'(노래소리라는 뜻의 일본어) 회원들도 이번에는 공식행사에서 공연을 선보여 환호를 받았다.
고바야시 히카루(69) 단장은 "100년전 일본의 잘못을 씻기 위해 매년 광주를 찾고 있다."라며 "음악을 통해 광주와 한국, 일본 사이의 우정이 싹텄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상점들은 할인으로 나눔 실천

O..금남로와 충장로에 밀집한 상점들은 '파격할인'으로 5.18 당시 주먹밥으로 실천했던 나눔정신을 재현했다.
한 커피전문점은 이날 하루동안 커피를 1천원에 팔았으며 모든 메뉴를 2천원에 파는 식당도 등장했다.
호프집은 '무한 리필'을 가게 앞에 써붙이기도 했으며 휴대전화 판매점들은 '5.18 행사기간 가입비, 기계값 면제'라는 홍보 문구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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