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년의 마지막날인 31일 송도. 인천시와 2개의 다리로 연결돼 있는 송도국제도시 초입부는 이미 수십동의 아파트들이 들어서 미래 도시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아파트 단지를 지나자마자 미국 부동산개발회사인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이 합작사업으로 벌이는 송도 1공구 건설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수십대의 타워크레인이 각종 건설자재를 운반하고 있었고 새로 닦은 도로에는 쉼없이 덤프트럭이 오가면서 흙먼지로 자욱했다. 현장 곳곳에서 작업 중인 근로자들은 살을 에는 삭풍을 온몸으로 맞아가며 국제도시 건설의 초석을 다지고 있었다.
◆첨단산업 비즈니스 중심 송도국제도시=2020년까지 53.3㎢(1611만평) 넓이에 조성되는 송도국제도시는 국제비즈니스와 IT(정보기술), BT(바이오기술) 등 첨단산업 도시로 개발된다. 현재 매립이 완료된 1~5공구, 7공구에는 국제업무단지, 지식정보산업단지, 첨단바이오단지, 주거단지 등이 들어서게 된다. 2·4공구의 도로 공원 녹지 등 주요 기반시설은 완료됐으며 송도국제도시 중심부에 자리 잡은 컨벤션센터는 2005년 착공, 오는 4월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국제업무단지가 들어서는 1·3공구에서는 기반시설과 주상복합건물 공사가 한창이다. 포스코건설이 66층 4개동 등 모두 12개동으로 건설하는 주상복합 더샾퍼스트월드는 전체적인 골조 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부 공사에 들어갔다. 또 송도국제학교, 65층 아시아트레이드타워, 호텔, 쇼핑센터, 중앙공원 등도 건설 중이다.
1공구 현장안전 감독을 맡고 있는 포스코건설 박준현(38)씨는 “60층이 넘는 건물이 국내에서는 흔치 않다”며 “더샵퍼스트월드 4개동을 비롯해 아시아트레이드타워, 인천타워 등 수많은 초고층 빌딩들이 들어서 미래 도시의 형상을 그려낼 것”이라고 뿌듯해했다.
◆국제 금융도시로 탈바꿈하는 청라지구=김포매립지로 잘 알려져 있는 청라지구는 17.8㎢(538만평) 면적 위에 국제금융도시 건설을 위한 기초공사가 진행 중이다. 한국토지공사는 매립지의 연약지반을 다지는 공사를 진행하는 한편 지난해 말 분양된 주거지역의 하수관로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청라지구 조감도 |
청라지구는 서울과 인천공항, 영종지구를 연결하는 길목에 있어서 서울 주거지역 대체효과가 뛰어날 뿐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도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특히 민간 무역기구인 세계무역센터협회(WTCA)가 청라지구를 동북아의 국제금융 및 무역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77층 쌍둥이빌딩을 세울 예정이다.
청라지구 중심부에는 76만㎡(23만평) 규모의 중앙 호수공원을 조성하고 공원 중심에 450m 높이의 시티타워 등을 건설, 랜드마크화할 예정이다.
2012년까지 조성되는 청라지구에는 국제 금융단지 이외에도 전기·전자부품, IT, 자동차 첨단부품 관련 100개 기업과 레저스포츠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국제물류의 중심 영종지구=영종지구는 3개의 인천경제자유구역 중 138.3㎢(4184만평)로 가장 넓다. 인천국제공항 내 자유무역지역을 개발하고 화물터미널을 확장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관광, 레저단지를 지향하는 용유·무의 문화관광레저 복합도시와 운북 복합레저단지도 조성되고 있다. 또 영종 물류복합단지를 포함한 영종하늘도시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영종지구 조감도 |
19.12㎢ 규모의 영종하늘도시는 지난해 토지보상을 마무리 짓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도시 건설에 들어간다. 운북 복합레저단지는 2.7㎢ 규모로 조성되며 지난해 3월 리포컨소시엄이 참여해 설립한 합작법인 리포인천개발주식회사가 오는 4월부터 부지공사에 착공, 2014년까지 기반시설 및 주요 시설을 완료할 예정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김성배 차장은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상하이나 두바이에 비해 늦게 조성되는 만큼 스피드있는 진행과 파워있는 추진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경제자유구역 건설사업이 완료되면 한국경제는 물론 동북아시아 경제의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박세환 기자 greg@segye.com
■이환균 IFEZ 청장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 개청 이후 5년째 IFEZ을 이끌고 있는 이환균 청장(사진)은 “싱가포르나 중국 상하이 푸둥보다 20∼30년 늦게 개발됐지만 동북아비즈니스 허브의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의지만은 어떤 나라 못지않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상하이 등 다른 국가 경제자유구역과 비교할 때 IFEZ의 강점은.
“우선 지리적으로 동북아 주요 도시와 가깝다는 것이다. 상하이, 베이징을 비롯해 3시간 내 비행으로 도달 가능한 인구 100만 이상의 도시가 무려 61개에 달한다. 물동량 세계 2위를 자랑하는 인천 국제공항, 세계적 규모의 컨테이너 항구로 탈바꿈하는 인천항 등 다양한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기대보다 외자유치 진척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단순히 외자만 유치하는 것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 실제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이 아주 많은 나라다. 우리는 고부가가치 산업과 선진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들 산업과 기술을 유치해 한국경제가 제조업 기반에서 탈피하여 선진경제로 들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정부의 확고한 정책적 판단과 지원이 필요하다. 경쟁국들은 이미 국가 지도자가 최우선의 국책사업으로 삼고 진두지휘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수도권 규제를 IFEZ에는 적용을 배제하고 국내 기업 역차별을 해소하는 등 정부 차원의 각종 규제를 풀고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박세환 기자 gre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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