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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선] 자원 탐사는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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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11 23:40:00 수정 : 2025-02-11 23: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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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로 심해저 지질정보 새롭게 확보
자원탐사 방향성 바로잡는 계기 삼아야

지난 5일, 동해 심해에서 대왕고래 구조 탐사시추 작업을 진행하던 시추선이 임무를 마치고 철수했다. 정부는 잠정적인 가스 징후를 확인했지만, 경제성을 확보할 만큼 의미 있는 규모는 아니라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참담한 실패라며 탐사 활동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번 결과가 동해 지역 탐사를 포기해야 할 만큼 심각한 결과일까? 그렇지 않다. 아직 탐사를 포기하기엔 이르며,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전략을 보완하고 우리나라 해상의 부존자원 확인과 심해저 정보 구축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

탐사는 말 그대로 알려지지 않은 대상에 대한 정보를 얻는 과정이다. 자원개발에는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기 때문에 탐사는 이러한 투자에 앞서 성공 가능성을 미리 검토하는 역할을 한다. 즉, 자원개발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검토할 수 있는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탐사의 핵심 목적이다. 따라서 이번 탐사를 통해 대왕고래 구조가 경제적으로 개발할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면 이는 탐사가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김진수 한양대학교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이번 탐사시추는 우리나라 동해 심해를 대상으로 한 첫 사례로, 그동안 확보하지 못했던 심해저 지질정보를 새롭게 확보하게 됐다. 아쉽게도 충분한 분석 없이도 경제성을 담보할 수 있는 규모의 가스 매장량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번 시추 과정에서 확보한 시추 코어와 각종 검증 자료를 정밀 분석하면 다른 유망 구조들의 지질학적 성공 가능성과 탐사 자원량 평가를 보정하고, 향후 탐사 전략도 조정할 수 있다.

다만 탐사 전략을 수정한 후에도 정부나 석유공사 예산으로만 탐사를 계속할지, 아니면 해외 기업의 참여와 투자를 유치할지는 국내 자원개발 사업 전략에 따른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 지난 우드사이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글로벌 석유 메이저 기업들은 전 세계에 한국 광구보다 더 좋은 조건의 투자 대상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참여를 유도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조건을 제시해야 하며, 이는 향후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한국이 가져올 수 있는 몫이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도 과거 일본석유공단(JNOC)이 자원개발 과정에서 대규모 누적 적자를 기록한 전례가 있다. 그러나 일본의 선택은 자원개발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었다. 손실이 발생한 사업은 정부가 과감히 정리하고, JNOC가 보유한 우량 사업을 중심으로 민간이 사업을 이어가도록 지원했다. 동시에 조직을 개편하여 JOGMEC(일본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를 새로 출범시키고 자원개발 사업 출자와 정보 제공, 기술과 경제성에 대한 전문 서비스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 과정에서 JNOC가 보유한 인펙스(INPEX) 지분을 일부 매각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인펙스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최대 주주이며, 2·3대 주주는 일본 은행들의 신탁 주식이다. 이러한 전략 수정 결과 인펙스는 2023년에 2조1645억엔의 매출, 1조1142억엔의 영업이익, 3326억엔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리고 현재 인펙스는 일본뿐만 아니라 호주, 아랍에미리트(UAE), 동남아, 노르웨이 등지에서 활발하게 탐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대한민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국가로, 바다는 우리의 중요한 주권 공간이자 잠재적인 자원의 보고다. 한국의 해역은 석유 가스 불모지가 아니다. 우리는 이미 동해 가스전을 성공적으로 개발했고, 한·중·일 3국이 갈등을 겪고 있는 7광구 외에도 중국은 우리 남해와 대륙붕을 공유하는 지역에서 핑후와 샤오 가스전을 운영하고 있다. 동북아 열강들이 바다에 대한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상황에서 우리만 가만히 있는 것은 곧 우리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지금은 탐사 활동을 중단할 때가 아니라 이번에 얻은 소중한 정보를 바탕으로 다음 탐사 전략을 면밀히 조정해야 할 시점이다.

 

김진수 한양대학교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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