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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요청으로 100만弗 청와대서 전달"

입력 : 2009-04-10 09:27:10 수정 : 2009-04-10 09: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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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진술 확보… 검찰, 盧 前대통령 형사처벌 가닥
수심 가득 찬 盧부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가 9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사저에서 굳은 얼굴로 산책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부부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할 처지다.
김해=연합뉴스
검찰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휴켐스 인수 등 사업 확장 대가로 노무현 전 대통령 측에 2006년 100만달러(당시 10억원 상당)를 전달했다는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박씨가 100만달러를 가방에 담아 청와대 비서관실로 가져가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에게 건넨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은 2008년 2월 연철호씨에게 전달된 50억원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를 소환조사키로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인 일정을 검토 중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2006년 노 전 대통령 측에 건네진 100만달러와 관련해 최근 박씨한테서 휴켐스 인수 등 그동안 사업 확장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려는 뜻도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당시 정 전 비서관에게 이런 뜻을 전하며 100만달러를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미 “노 전 대통령 측 요청으로 100만달러를 그냥 보냈다”는 박씨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사실과 다르다. 박 회장의 진술이 그렇게 돼 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구체적인 돈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노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태광실업이 벌인 국내외 주요 사업 활동과 대통령 직무 사이의 연관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태광실업은 2005년 10월 경남 김해 정산컨트리클럽을 개장하고 2006년 5월에는 농협의 자회사인 휴켐스를 인수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형사처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100만달러와 관련해 변제금액이나 이자 등이 적힌 차용증이 없고, 박씨도 빌려줬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수사팀은 빌렸다는 얘기를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박씨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씨에게 50억원을 건네기 직전 건호씨가 연씨와 함께 태광실업 베트남 공장을 방문해 박씨를 만난 사실을 확인, 조만간 건호씨를 불러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건호씨는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다. 박씨는 최근 검찰에서 송금 전에 자신과 노 전 대통령이 돈을 주고받는 문제를 협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박씨의 구명로비 대책회의를 벌인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한편, 대전지검 특수부는 이날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창신섬유 강금원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이우승·김태훈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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