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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날 수 없는 수렁…저를 버리셔야"

입력 : 2009-04-23 10:13:28 수정 : 2009-04-23 10: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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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이제 사법절차 하나만 남아"…홈페이지 폐쇄

노무현 전 대통령이 22일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저는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있다”며 자신의 홈페이지인 ‘사람사는 세상’ 폐쇄를 선언했다.

그는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더 이상 노무현은 여러분(지지자)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 없다”며 “저는 이미 민주주의, 진보, 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은 이 수렁에 함께 빠져서는 안 된다.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한다”며 “한발 물러서서 새로운 관점으로 저를 평가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친형 건평씨 사건, 600만달러 의혹과 관련한 심경을 밝힌 후 정상문 전 비서관의 구속을 언급하며 “이 마당에 저는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가 없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분노와 비웃음을 살 것”이라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정 전 비서관에 대해 “그는 저의 오랜 친구이고, 그 친구가 저를 위해 한 일”이라며 “제가 무슨 변명을 할 수 있겠는가. 저를 더욱 초라하게 하고 사람들을 더욱 노엽게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이미 인정한 사실만으로도 저는 도덕적 명분을 잃어버렸다”며 “저는 이곳에서 피의자의 권리를 말하려고 했으나 이젠 이것도 공감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제가 말할 수 있는 공간은 오로지 사법절차 하나만 남아 있는 것 같다”고 거듭 머리를 숙였다. 그는 “이제 제가 할 일은 국민에게 고개숙여 사죄하는 일”이라며 “이 사건에 관한 글을 더 이상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창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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