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몰아붙이는 검찰… 盧 前대통령 ‘코너로 코너로…’

입력 : 2009-04-23 13:54:54 수정 : 2009-04-23 13:54:54

인쇄 메일 url 공유 - +

'서면조사 카드'로 막판 고강도 압박…협의입증 자신한듯
취재문제 협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취재 자제를 호소한 것과 관련해 22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사저 정문 앞에서 김경수 비서관과 기자들이 취재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대검 중수부가 22일 ‘서면질의서 발송’ 카드를 뽑아든 것은 전날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구속수감을 의식한 조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측으로 흘러든 600만달러 등 모든 자금의 비밀을 쥐고 있는 정씨가 구속됨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이나 부인 권양숙 여사가 정씨와 ‘입’을 맞출 가능성은 사라졌다. 정씨 구속으로 ‘급물살’을 타게 된 검찰 수사는 다음주 노 전 대통령 소환조사로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검찰 자신감 반영된 서면조사 카드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측에 보낸 질의서엔 적잖은 의미가 담겨 있다. 전직 국가원수 예우 모양새를 갖추면서 조사 부담도 덜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 서면조사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소환조사에 드는 시간?비용 절약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는 묘수란 것이다.

노 전 대통령 부부와 정씨의 증거인멸 시도가 원천봉쇄된 데 따른 자신감의 반영으로도 볼 수 있다. 검찰은 통화 내역 조회 등을 통해 정씨가 10일 첫 번째 구속영장 기각 후 18일 긴급체포 때까지 수시로 봉하마을과 접촉하며 ‘말 맞추기’를 시도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노 전 대통령 측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간에 이뤄진 돈 거래 전반에 개입한 장본인이다. 노 전 대통령, 권 여사, 정씨가 입을 완벽히 맞추면 검찰이 뚫고 들어갈 ‘빈틈’이 없어진다.

하지만 정씨 구속으로 이들의 ‘3각 방어벽’은 무너져 내렸다. 이제 노 전 대통령은 정씨가 검찰 조사에서 어떻게 진술했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로 답변서를 작성해야 한다. 정씨 진술과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부분이 드러나면 노 전 대통령을 향한 검찰 포위망은 더욱 좁혀진다.

노 전 대통령이 늦어도 주말쯤엔 답변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여 다음주엔 소환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소환조사 전에 노 전 대통령 측으로 새나가선 안 될 ‘핵심’ 수사내용이 담긴 질문은 질의서에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 영장은 곧 노 전 대통령 영장”=전날 구속된 정씨는 자신이 횡령한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5000만원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모르는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검찰에 따르면 대통령 특수활동비는 통상 총무비서관실에서 관리하지만, 결국 대통령 이름으로 집행한다. ‘노 전 대통령과 무관하다’는 전제는 애시당초 성립할 수 없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만약 노 전 대통령이 이를 알고 있었다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죄 ‘공범’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이 정씨는 이 돈에 대해 “노 전 대통령 퇴임 후를 대비한 돈”이란 진술을 되풀이하고 있다. 검찰은 정씨가 지난해 2, 3월쯤 노 전 대통령 측에 돈을 건네려다 여의치 않자 그냥 보관해온 것 아닌지 의심한다. 물론 참여정부 중반인 2005년부터 이미 횡령이 시작됐다는 점을 들어 정씨 개인비리에 그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정씨 구속영장은 사실상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노 전 대통령 관련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검찰은 박씨 사돈 김정복씨가 중부국세청장을 거쳐 국가보훈처 차장?처장으로 승승장구한 과정, 태광실업의 베트남 화력발전소 사업 수주와 경남은행 인수 시도 등에 정씨가 깊숙이 개입한 사실을 이미 파악했으며, 이는 노 전 대통령의 ‘위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로 보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조이현 '청순 매력의 정석'
  • 조이현 '청순 매력의 정석'
  • 에스파 지젤 '반가운 손인사'
  • VVS 지우 '해맑은 미소'
  • 김지연 '청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