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은 서해 특정 도서에 있는 레이더를 비롯한 평택 2함대와 부산의 해군작전사령부 등에 설치된 KNTDS(전술지휘통제체계) 등의 장비를 통해 함정 기동 상황을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서해 특정 도서의 레이더는 고속으로 비행한 '새떼' 모습이나 침몰하는 천안함을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두 차례 굉음과 함께 동강 나 침몰하는 천안함이 KNTDS 화면에서 사라져가는 데도 6분 내에 지휘부에 상황이 보고되지 않았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특정 도서에 있는 대공레이더는 일정 속도 이상의 고속물체만 탐지할 수 있고 해군의 레이더는 사각지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보안업체 전문가들은 야간 녹화기능이 있는 1천500㎜ IR(적외선)카메라는 20여㎞의 물체를 포착할 수 있기 때문에 76㎜ 함포로 격파사격을 했던 새떼로 추정됐던 물체가 녹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군은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일부 장비의 성능은 보안이어서 자세히 설명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 KNTDS 성능 뿐 아니라 감시 시스템도 점검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군에 따르면 KNTDS 화면에는 함정의 위치가 점으로 나타나며 함정에서 발신되는 자함위치 신호가 정지되거나 함정이 레이더 사각지대에 들어간 뒤 몇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깜박거린다.
이를 식별한 근무자가 주변 레이더 기지에 확인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NTDS는 해군 기지 뿐 아니라 공군, 국가 중요시설에도 설치되어 있지만 어느 곳에서도 깜박거리는 모습을 보고 해군에 확인 또는 상황보고가 없었던 것으로 민.군 합동조사단의 발표자료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최소한 최전방에 있는 함정이 KNTDS 화면에서 소실되면 화면상 깜박거리는 기능 외에 근무자들에게 경보음 또는 다른 경고 신호를 보낼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합동조사단도 이번 조사 과정에서 KNTDS의 성능과 근무 시스템 개선 방안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조사 결과에 반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군 관계자는 "KNTDS 화면에는 수많은 함정의 위치가 표시되고 레이더 사각지대에 들어가면 깜박거릴 때가 많다"면서 "당시 근무자들도 이상징후를 감지하고 레이더 기지에 확인 요청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