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투표율 34.1% 여당의 무덤이던 재·보궐선거의 오랜 저주가 풀렸다. 28일 전국 8곳에서 실시된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했다. 특히 두 ‘왕의 남자’ 이재오(은평을), 윤진식(충북 충주) 후보가 당선돼 이명박 정부 국정 운영에 상당한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정권 2인자로 불리던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생환으로 여권 권력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한나라당은 서울 은평을, 인천 계양을 , 충북 충주 3곳에서 당선이 확정됐다. 충남 천안을에서도 김호연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민주당은 강원 원주에서 박우순 후보, 광주 남구에서 장병완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으며, 태백·영월·평창·정선에서 최종원 후보의 당선이 확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원·화천·양구·인제에선 정만호 민주당 후보와 한기호 한나라당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은평을에선 이재오 한나라당 후보가 58.2%로, 야권 단일후보인 장상 민주당 후보(40.2%)에 18%포인트 앞섰다. 인천 계양을에선 이상권 한나라당 후보가 47.5%를 기록해 김희갑 민주당 후보(42.9%)를 따돌렸다. 충북 충주에선 윤진식 한나라당 후보가 정기영 민주당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이겼다.
강원 원주에선 박우순 민주당 후보가 44.2%로 이인섭 한나라당 후보(31.3%)에, 태백·영월·평창·정선에선 최종원 민주당 후보가 55.5%로 염동열 한나라당 후보(44.4%)에 각각 앞섰다.
한편 전체 유권자 136만4999명 중 46만5190명이 투표해 34.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잠정 발표했다. 지난해 10월28일 국회의원 재보선 당시 투표율(39.0%)에 조금 밑도는 수치다. 하지만 여름 휴가철에 치러진 2006년 7·26 재보선 당시 투표율(24.8%)보단 훨씬 높은 수치다. 선관위는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높은 농촌 지역이 2곳이나 포함된 데다 야권이 선거 막판에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면서 경합지역이 늘어나는 등 판세가 마지막까지 대혼전 양상을 보인 것이 투표율 상승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남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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