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서 잃어버린 총탄 실체여부
해적처벌 중요 증거로 작용할 듯 ‘오발탄이냐, 아니면 유탄이냐’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 몸에서 나온 탄환 4발 가운데 1발이 우리 해군이 쏜 총탄으로 밝혀지면서 탄환의 실체와 발사 경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주대병원은 석 선장의 몸에서 제거한 탄환은 모두 4발로, 1발은 오만 의료진이, 나머지 3발은 아주대병원 의료진이 제거했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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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오만 살랄라 병원에서 2차 수술 경과를 브리핑하던 의료진이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몸속에서 제거한 총알을 공개하고 있다. 두바이=연합뉴스 |
탄환의 실체 규명은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선원 및 해적들의 진술 신빙성을 판단하는 것은 물론 해적들을 처벌하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해경이 확보한 총탄 3발 가운데 1발은 AK소총탄, 1발은 해군 총탄, 1발은 피탄으로 인한 선박부품인 것으로 드러나 오만 현지에서 분실한 총탄이 어디서 발사됐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이번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김충규 남해해양경찰청 삼호주얼리호 해적사건 특별수사본부장은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새벽 시간이었고 배에 불이 나간 상태였으며, 링스헬기가 엄청나게 사격을 가하는 상황에서 우리 해군과 해적이 서로 총을 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매우 혼란스러웠을 것”이라고 밝혀 탄환 실체 규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석 선장 몸에서 나온 해군 탄환 1발이 유탄일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근거리 조준사격을 해 오발탄이 아닌 유탄일 것으로 본다”며 “오발탄은 조준을 잘못한 탄환이고, 유탄은 다른 곳에 맞고 튄 탄환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UDT 요원이 휴대하는 권총이나 MP5 기관단총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두 총기는 같은 탄환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총탄을 발사한 군인에 대한 조사 가능성과 관련해 김 수사본부장은 “정당한 공무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고 작전의 일환이기 때문에 일일이 조사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석 선장 주치의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오만 현지에서 잃어버린 탄환 1발에 대한 실체를 규명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김 수사본부장은 “의료진이 현재 석 선장 치료에 전념하고 있어 상세히 조사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병진, 부산=전상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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