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감독은 이란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4차전을 이틀 앞둔 14일(현지시간) 오후 선수단 숙소인 이란 테헤란의 에스테그랄 호텔에서 한국 취재진을 따로 만난 자리에서 "물러서고 지킨다고 이기는 게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감독은 또 "이번에야말로 이란 원정 징크스를 깨야 한다"며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하고 이기고 돌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다음은 최강희 감독과의 일문일답.
--선수들 현지 적응 상태는.
▲적응 거의 다 됐다. 중동 원정에서 환경 적응 문제는 피할 수 없다. 우리팀 상태를 봤을 때 이번에야말로 이란 원정 (무승) 징크스를 깨야 한다. 충분히 그럴 힘이 있다. 오늘과 내일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면 좋은 경기를 하고 돌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선수들 컨디션은.
▲특별히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는 없다. 울산 소속 선수들이 사우디 다녀와서 한국에서 경기한 뒤 다시 중동에 와서 피곤할 수 있는데 현지에 도착해서 회복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괜찮다. 선수들이 이번 이란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각오도 남다르고 분위기도 좋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란전의 의미는.
▲이 경기에서 이기면 우리가 브라질로 가는 길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진다. 선수들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번이 이기면 내년에 치르는 최종예선 4경기를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고 반대로 잘못하면 쫓기게 되는데 잘못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선수 기용시 경험을 활용할 것인가 아니면 컨디션이 좋은 쪽을 우선할 것인가.
▲상대팀 관중 10만명 앞에서 경기해야 하는 만큼 경험은 분명 중요하다. 현재 대표팀에 온 선수 중 어린 선수도 있지만 큰 경기에서 뛰어본 경험도 갖추고 있어 A매치 경험이 크게 중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우선이다.
--출국 전 비기는 경기와 이기는 경기를 두고 고민이라고 했었는데 결정을 내렸나.
▲비행기 타고 오면서 승부를 내기로 이미 결정했다. 물러서고 지키는 경기를 한다고 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 결국 이런 어려운 경기일수록 더 강하게 승부를 걸어서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 물러나서도 안 되고 물러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초반부터 강하게 정면대결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지 상대가 수비가 좋고 공격 기회를 많이 내주지 않는 팀이라 우리도 다른 경기보다 더 집중력을 높이고 수비 밸런스를 잘 유지해야 할 것이다.
--수비진은 결정된 건가.
▲선수를 뽑을 때까지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소집 후 훈련을 하면서는 고민을 안했다. 상대 공격의 특성에 맞춰 초반에 영리하게 경기운영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공격진은 주로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 조합으로 보인다.
▲손흥민 선수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을 갖추고 있어 몸 상태만 따라주면 언제든지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은 안한다. 이청용도 어제부터 컨디션이 많이 올라와 좋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어느 선수가 (선발로) 나가도 큰 차이는 없다.
--박주영(셀타 비고)이 공격진의 중심인데.
▲이적 이후 경기를 계속 나가고 있고 대표팀에 와서도 적극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이란전에 대비해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본다. 박주영도 중요하지만 팀 전체가 더 중요한데 전체적인 분위기도 좋게 진행되고 있다.
--상대팀인 이란 분석은.
▲이란의 최종예선 경기 내용이 그리 나쁘지 않다. 대부분 주도하는 경기를 했고 수비 밸런스가 좋아 상대에게 기회를 많이 안준다. 반면 공격 측면에서는 득점력이 많이 살아나지 않아 현재 성적이 부진하다. 분명 한국전에 '올인'하고 강하게 나올 것으로 본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짐작하고 있고 경기 스타일도 알고 있다. 우리 선수들도 준비를 잘하고 있어 상대가 어떻게 나오느냐보다는 우리가 컨디션을 10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우리 특징을 살려 경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란이 공격이 약한 편으로 보인다.
▲그런 정보는 들었다. 이란의 핸디캡이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점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아시칸 데지가도 3차 예선까지는 활약을 많이 했지만 소속팀에서 출전기회를 얻지 못해 감각이 떨어져서인지 최종예선에서는 많이 뛰지 못했다. 반대로 미드필더나 수비 쪽은 고르게 안정적인 경기를 하고 있다. 이란의 경기 스타일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은데 초반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초반 기싸움이 중요할 것 같다.
▲라이벌전이나 중요한 경기에서는 기싸움, 몸싸움도 해야 하는데 이란이 그런 부분에서 능하다. 초반 분위기를 자기 쪽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도 강하게 상대해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이번 경기는 절대적으로 초반 분위기가 중요하다. 이란 선수들이 전방에서 몸싸움과 상대 수비를 압박하는 플레이가 좋은데 그런 부분에서 초반에 위축되면 경기가 쉽지 않다. 작은 실수나 집중력 차이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우리 수비수들에게 그런 부분을 많이 요구하고 있다. 경기 운영도 잘해야 하지만 때로는 거칠기도 해야 한다.
--중원에서 기성용(스완지시티)와 파트너를 이룰 선수는 정해졌나.
▲미드필드에서 김정우의 노련미와 적절한 압박, 볼 배급능력을 이용할지, 또는 박종우의 투쟁능력과 활동력으로 경쟁할지가 문제인데 고민중이다. 남은 훈련을 통해 보겠다.
--박종우(부산)의 올림픽 동메달 보류 건을 결정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심사가 미뤄지고 있다.
▲연기된 게 더 좋은 것 같다. 선수 본인도 그 부분에서 쫓기고 있지 않아서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훈련하는 것이나 생활에서도 잘 해주고 있어 걱정 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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