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은 14일(현지시간) 오후 이란 테헤란의 페이칸 경기장에서 닷새째 현지 훈련을 소화한 뒤 취재진에게 "지나간 경기를 잊고 좋은 활약으로 만회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중원에서 부동의 핵심인 그는 지난달 우즈베키스탄과의 3차전 원정(2-2 무승부)에서 상대 코너킥을 걷어내려다 자책골을 기록했던 그는 이틀 앞으로 다가온 이란전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약속했다.
기성용은 "조금 더 집중했다면 지난번 경기에서의 자살골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지나간 경기는 잊었고 앞으로 좋은 경기로 만회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주일 전 소속팀 경기 도중 충돌로 왼쪽 종아리에 타박상을 입는 등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란과의 원정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기성용은 "부상 때문에 100% 컨디션은 아니지만 완전한 몸 상태로 끌어올려서 출전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를 얻어야 하는 경기인만큼 원정 경기라도 이기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그럴만한 실력이 있기 때문에 자신 있게 경기에 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원에서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는 김정우(전북)·박종우(부산)와의 호흡에 대해서도 "다 편한 선수여서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09년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당시 대표팀의 막내로 이란 원정(1-1 무승부)에 참가해 박지성(퀸스파크레인저스)의 동점골을 이끌어냈던 기성용은 두번째 원정에서 더 좋은 기억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당시에는 테헤란 원정이 처음이라 많이 낯설었는데 이번은 두 번째고 그동안 이란과 많이 붙어봐서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잘 알고 있다"며 "그때와는 다를 것"이라고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처음 이란에 온 동료에게는 "경기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대가 전방 압박이 강한데 수비 쪽에서 우물쭈물하다가 쉽게 압박을 당할 수 있어 그런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란 주장 하바드 네쿠남(에스테그랄)이 한국을 두고 '지옥을 맛보게 해 주겠다'고 도발했다는 말을 전하자 기성용은 "지옥 맞는데요"라는 엉뚱한 대답을 내놓았다.
"인터넷도 잘 안되고 날씨도 이상하고 운동장 상태도 안좋고 지옥이 맞는거 같기도 하다"고 재치있는 농담으로 받아친 기성용은 "지옥은 지옥이지만 우리가 한번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내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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