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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외교부 국장 "여자는 열등"

입력 : 2017-09-18 06:00:00 수정 : 2017-09-18 07: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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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여자들 생각해 봐라 / 육아는 기쁨인데 피해의식…” / 기자들과 식사중 성차별 발언 / “여성 혐오 발언” 문제 제기에 / “예민 반응… 나쁜의도는 없어”
여성인 강경화 장관이 수장인 외교부의 국장급 고위 간부가 기자들 앞에서 “여자는 열등하다”는 발언을 했다.

외교부 A 국장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세계일보를 포함해 외교부를 취재하는 일부 기자들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 서두에 뜬금없이 “여자는 열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때는 여자들이 공부도 못해서 학교에 있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역전이 된 거냐”고 했다.

열등(劣等)은 ‘보통의 수준이나 등급보다 낮음. 또는 그런 등급’이라는 뜻이다.

A 국장은 또 “5년만 지나면 (외교부 내) 과장 자리도 자연스럽게 다 여자가 할 건데 지금 뭘 더 해줘야 하느냐”고 말했다. A 국장은 대화 중 “(여성이) 애를 낳았으면 키워야지”라며 “육아는 기쁨인데 여자들이 피해의식에 너무 빠져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여성이 강자다”, “조선시대 여자들을 생각해 봐라”고 말했다.

기자가 A 국장에게 여성혐오·성차별 발언이라고 문제를 제기하자, A 국장은 “아니다. 난 여자 좋다”고 답했다. 그는 ‘여성혐오는 여성에 대한 극단적 배척과 찬양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여자를 여자라고 하지 뭐라고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너무 예민한 것 아니냐”고 했다. A국장은 이어 “예전에 성희롱 예방 교육을 들어보니 아주 불편해서 못 듣겠더라”며 “그래서 교육 중간에 담당자에게 ‘됐다’ 하고 나와버린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은 “과거부터 외교부 일부 남성 간부들이 여성 직원들에게 아슬아슬한 발언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대외적으로는 젠틀한(신사인) 듯하나 내부적으로는 엘리트주의와 남성우월주의가 만연한 외교부 실상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A 국장은 17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편한 사람이 있어 편하게 한 말이고 나쁜 의도는 없었다”며 “불쾌감을 느꼈다면 미안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 발언을 했다가 파면된 뒤 지난 6월 경향신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과 정정보도 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한 바 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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