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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가바이오위원회가 R&D 혁신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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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3-03 23:17:49 수정 : 2025-03-03 23: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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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만큼 바이오에 국민적 관심이 컸던 적이 있었나 싶다. 사실 생물학만큼 오래된 학문이 없다. 우리는 인류의 기원부터 먹을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을 나누는 문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주변의 생물에 이름을 붙이고, 먹을 수 있는 것을 직접 기르며 농업과 축산업이 발전했다. 하지만, 그 후 오랫동안 바이오는 일차 산업에 머물러 있었다.

바이오가 급속도로 발전한 것은 인류의 역사로 보면 100년도 되지 않은 최근의 일이다. 1953년 DNA 이중나선 구조의 발견으로 시작된 바이오 혁명은 인간게놈 해독,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교정, mRNA 백신으로 이어지며 매번 한계를 뛰어넘었다.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 인공지능(AI)이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기도 하고,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거나 바이오 프린팅으로 인공장기를 구현하는 등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기술들이 우리의 현실이 되고 있다.

류성호 순천향대 교수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생명‧의료전문위원장

이제 바이오는 반도체를 뛰어넘는 새로운 산업이 되고 있다. 해외 주요국은 이미 파격적인 바이오 연구개발(R&D) 투자를 진행 중이다. 미국은 ‘ARPA-H’ 프로그램을 통해 도전적 바이오 프로젝트에 국립보건원(NIH) 연간 예산의 5%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을 통해 2024년 90억유로에 달하는 보건의료 R&D 예산을 배정했다. 일본은 ‘바이오 경제전략’을 통해 신약개발과 차세대 세포치료 연구를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바이오 R&D는 여전히 도전적인 과제에 직면해 있다. 국가적 바이오·의료 R&D 투자가 축적돼 왔으나 선도국과의 기술격차가 계속되고, 기초연구에서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혁신 생태계도 미흡하다. 특히 차세대 유망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부처 간 협력 연구도 갈 길이 멀다.

급변하는 국내외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바이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난 1월 국가바이오위원회가 출범한 것은 바이오를 전공하는 한 사람으로서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국가바이오위원회를 통해 바이오 분야에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 미래산업으로서 새로운 바이오 R&D 전략을 추진하며, 시장 선점이 시급하고 전략적 지원이 필수적인 분야의 발굴과 과감한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첨단바이오 연구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도전이 우리의 미래를 열 것이다. 이제 국가바이오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전략적 R&D 투자와 부처 간 협력을 견인함으로써 바이오의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낼 때다. 국가바이오위원회는 긴 호흡으로 미래를 내다보며 도전적 연구를 지원하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바이오 기술의 새 역사를 쓰는 주역이 되도록 그 토대를 만들 것이다.

 

류성호 순천향대 교수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생명‧의료전문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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