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고속도로 사고로 사망한 여성이 배우 한지성(28·사진)씨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시 사고 장면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돼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YTN은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여배우 고속도로 사망’사건 현장을 지나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9일 공개했다.
블랙박스 영상 속 한씨의 차량은 갓길이 아닌 고속도로 한복판 2차로에 정차돼있었고 한씨는 운전석에서, 그의 남편은 조수석에서 내렸다.
그의 남편이 갓길로 빠르게 뛰어간 모습을 본 블랙박스 제보자는 “뭐야, 사람, 아 뭐야”라며 깜짝 놀랐다.
이어 “(차에서 내린 한 명이 가드레일을) 넘어갔어. 담 넘어 갔어”라고 당황해 하면서 한씨가 차량 뒤에서 허리를 굽히고 있는 모습을 보며 “(다른) 한 명은 뒤에서 토하고 있고”라고 말했다.
이후 3차선으로 주행하던 차량이 이를 보고 속도를 줄여 멈췄지만, 잠시 뒤 뒤따르던 택시 등이 3차로에 정차한 차량을 피하려다가 2차로에 있던 한씨와 그의 승용차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그러자 블랙박스 제보자는 “들이받았어. 택시가 들이받았어”라며 “사람 있었는데 저 뒤에”라고 다급하게 말했다.
이번 사고는 한씨의 남편이 가드레일 쪽으로 넘어간 지 불과 10여초 만에 발생했다.
그의 남편은 경찰에 “인근 화단에서 볼일을 본 뒤 차에 돌아와 보니 사고가 나있었다”며 “아내가 차에서 왜 내렸는지는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블랙박스에는 남편이 도로를 건너기 전 이미 한씨는 차량 트렁크 쪽에 나와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즉 한씨가 남편보다 먼저 차에서 내렸거나, 거의 동시에 내린 것.
이에 따라 볼일을 다 보고 온 뒤 사고 사실을 알았다는 남편의 진술에 의혹이 생기고 있다.
한편 경찰은 한씨를 친 택시기사 A씨(56)와 SUV 차량 운전자 B씨(73)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주행 중 갑자기 사람이 나타나 정차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인을 밝히기 위해 A씨와 B씨의 과속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도로교통공단에 의뢰한 상태다.
아울러 경찰 관계자는 “한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해 정확한 사인과 사고 어느 시점에 숨졌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라며 “더불어 한씨가 왜 차량 밖으로 나왔는지를 함께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씨는 2010년 여성 4인조 그룹 비돌스(B.Dolls)로 데뷔했다. 이후 배우로 전향했으며 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 ‘해피시스터즈’와 영화 ‘원펀치’ 등에 출연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한지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YTN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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