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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골든타임 중요… 위험신호 ‘이웃·손·발·시선’ 체크를”

입력 : 2022-11-07 06:00:00 수정 : 2022-11-06 21: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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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정 대한뇌졸중학회 홍보이사

발음 어눌하고 팔·다리 힘빠지면 의심
만성 두통은 뇌졸중 신호 아니지만
심한 두통 느낄 땐 반드시 병원가야

뇌경색 발생 이후 4.5시간 ‘골든타임’
치료 후에도 5년 내 재발률 30∼40%
혈전용해술 받은 후 급성기 치료 권고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관리 철저
고위험군이라면 치료센터 미리 확인
흡연, 뇌졸중 위험도 2배 ↑… 금연 필수

“뇌졸중은 암, 심장질환, 폐렴에 이어 국내 사망 원인 4위인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게다가 삶과 죽음이라는 두 가지 결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뇌졸중 후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뇌졸중에 대한 정보를 꼭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김태정 대한뇌졸중학회 홍보이사(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지난 2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뇌졸중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뇌졸중 정보가 단편적으로 알려지거나, 잘못 알려질 경우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순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뇌졸중의 신호가 되는 두통에 대한 것이다. 김태정 이사는 “만성 두통은 뇌졸중 증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뇌졸중은 뇌혈관 문제로 발생하는 급성 질환이므로 갑자기 발생한다. 불과 1분 만에 뇌졸중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문제는 기존 두통과 다른 양상의 심한 두통이 발생할 때다. 이런 두통은 뇌졸중 증상일 수 있는 만큼 기존 두통처럼 가볍게 여겨 병원행을 망설이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내용이 “두통은 뇌졸중 증상 아니다” 정도로 간단하게 사람들 사이에 알려지면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인 김태정 대한뇌졸중학회 홍보이사는 “이~ 하고 웃지 못하거나, 한쪽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져 들기 어려운 경우,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실어증으로 대화가 되지 않는 경우,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는 증상이 있는 경우(이웃·손·발·시선)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정탁 기자

김 이사가 강조한 ‘알아두면 쓸 데 있는’ 뇌졸중 정보를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뇌졸중 증상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

“의심 증상은 안면마비, 발음장애, 편측마비, 실어증, 안구편위, 시야 장애, 심한 어지럼증, 갑작스러운 인지장애 등이 있다. 이런 설명이 쉽게 와닿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많은데, 뇌졸중의 90%에서 처음 증상으로 확인되는 ‘이웃·손·발·시선’을 기억하면 도움이 된다. 이~ 하고 웃지 못하거나, 한쪽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져 들기 어려운 경우,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실어증으로 대화가 되지 않는 경우,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는 증상이 있는 경우를 붙인 말이다.”

―뇌졸중 골든타임이 조금씩 다르게 알려졌다. 정확한 골든타임은?

“뇌졸중은 뇌경색과 뇌출혈로 나뉘는데, 이 중 80%를 차지하는 뇌경색은 증상 발생 이후 혈전용해제 투여까지 골든타임이 정말 중요하다. 뇌는 뇌혈관에서 공급하는 산소와 영양분으로 유지되는데, 뇌혈관이 막혀 혈액 공급이 되지 않으면 1분에 200만개 뇌세포가 손상된다. 뇌세포 손상 전 혈전을 용해시켜 혈류를 재개통해야 한다는 의미다. 1990년대 진행한 연구에서는 3시간 이내 정맥 내 혈전용해술을 시행하는 것이 환자의 예후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나와 ‘3시간 이내’로 권고했다. 그러나 2000년대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4.5시간 이내 투약도 예후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확인돼 현재 진료지침에서는 4.5시간 이내 투약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90분 이내 투약된 환자들은 이후 투약된 환자에 비해 예후가 2배 정도 좋다. 이동과 검사 시간까지 고려하면, ‘증상 발생 즉시’ 병원에 와야 한다고 정리하는 게 맞겠다.”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일과성뇌허혈발작, 소위 ‘미니 뇌졸중’이다.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거나,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중 회복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바로 정맥 내 혈전용해술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바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 파악을 하도록 권유한다.”

―혈전용해제 외에는 다른 방법은 없나.

“tPA(Tissue Plasminogen Activator)를 사용한 정맥 내 혈전용해술은 1995년 미국 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INDS) 연구로 뇌졸중 증상 발생 3시간 이내에 투여하면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이후 뇌졸중 급성기에 공인된 유일한 치료제로 사용돼 왔다. 큰 대뇌동맥이 혈전으로 막히면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시행해야 한다. 막힌 혈관을 직접 뚫는 것이다. 동맥 내 혈전제거술은 6∼8시간 이내 시행이 추천되지만, 영상 결과에 따라서 24시간 이내에 시행되는 경우도 있다. 전체 뇌경색 환자의 15% 정도가 혈전제거 시술을 받는다.”


―혈전용해술만 받으면 바로 퇴원 가능한가.

“많은 분들이 치료 후 증상이 사라지면 바로 퇴원한다고 오해한다. 그러나 혈전용해술 이후에는 뇌졸중 집중치료실에 입원해 급성기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런 급성기에는 증상 악화와 재발이 잦기 때문이다. 또 혈전용해술로 인한 출혈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뇌졸중 원인을 찾는 검사도 병행돼야 한다. 집중치료실 치료는 뇌졸중 환자 나쁜 예후를 30% 정도 낮추기 때문에 진료지침에서 최고 수준으로 권고된다.”

―뇌졸중 환자에서 장애가 생기는 비율은 어느 정도 되나.

“증상이 전혀 없이 퇴원하는 환자가 15%이며, 35%는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워 요양병원으로 입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졸중의 후유장해는 뇌졸중 증상과 관련됐다. 안면마비, 편측마비, 발음장애, 실어증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연하곤란(삼킴 장애) 등이 발생하면 흡인성 폐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뇌졸중 이후 혈관성 치매가 발생할 수 있다.”


―뇌졸중은 한번 발생하면 이후 재발은 어느 정도인가.

“뇌졸중 재발률은 1년 이내 10%, 5년 재발률을 30∼40% 정도다. 뇌졸중을 일으키는 여러 원인이 있는데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원인 치료가 잘 안 될 수도 있고, 워낙 노인 환자가 많기 때문에 처음 뇌졸중 발생 이후 새로운 위험 인자들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재발이 발생하게 된다.”

―모든 병원에서 이런 치료가 ‘한 큐에’ 치료가 가능한가.

“전국의 모든 병원에서 급성기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뇌졸중 환자 20%는 처음 방문한 병원에서 뇌졸중 치료를 받지 못하고 24시간 이내 전원된다. 심한 경우 44%로 높은 지역도 있다. 증상을 확인하는 즉시 119에 신고하고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방문해야 한다. 평소 고혈압 등 뇌졸중 고위험군은 대한뇌졸중학회 홈페이지에서 주변 지역에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뇌졸중 센터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만성질환 관리를 강조했는데, 특히 더 위험한 질환이 있나.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관리가 대표적이다. 고혈압은 뇌졸중의 위험인자 중에서도 중요한 질환이다. 고혈압약을 복용한 군에서 뇌졸중 발생 위험도를 30∼40%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지혈증 역시 혈관 동맥경화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주요 위험인자다. 고지혈증을 적절하게 치료를 할 경우 20∼30% 뇌졸중 발생 위험도를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는 뇌졸중 위험을 2배 정도 높이는 중요한 위험인자다. 당뇨를 진단받고 치료받은 기간이 길수록 뇌졸중 발생 위험도는 그에 따라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당뇨를 적절하게 치료할 경우 뇌졸중 발생 위험을 5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당화혈색소를 1%만 낮춰도 뇌졸중 위험도는 12% 감소한다. 이런 위험인자를 보유한 경우 금연은 필수다. 흡연은 좁아진 동맥에 혈전을 형성시키는 급성 효과와 죽상경화증을 촉진하는 만성 효과를 동시에 가져오기 때문에 뇌졸중 위험도를 2배 이상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자가 금연하면 뇌졸중 위험이 1년 이내 50% 감소하며, 5년이 지나면 비흡연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한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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