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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신년특집] 서해안시대, 태안 기업도시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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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1-02 14:51:07 수정 : 2008-01-02 14: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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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메운 ‘신세계’… 골프·관광레저의 천국으로
◇태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조감도.
지난 30일 충남 태안군 천수만 B지구 서산간척지 앞. 천수만을 가로지르는 7.7㎞의 서산방조제가 눈앞에 펼쳐졌다. 1984년 초속 8m의 빠른 물살 때문에 막판 방조제 공사가 난항을 겪자, 폐유조선으로 물길을 틀어막아 공사기간을 3년 단축시켰다는 이른바 ‘정주영 공법’으로 유명한 곳이다. 간척지는 간월호를 둘러싼 A지구 6399만㎡(1935만평)와 부남호를 끼고 있는 B지구 4005만㎡(1211만평)로 이뤄졌는데, 태안기업도시는 B지구 왼편에 자리 잡게 된다. 태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공사 현장으로 가기 위해 자동차를 타고 20여분을 달리자 멀리서 덤프트럭과 굴착기 등 중장비들이 굉음을 내며 작업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작업은 톱니바퀴처럼 한치의 오차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인근 야산에서 덤프트럭이 끊임없이 흙을 실어오면 페이로더가 그 흙을 농토 위에 다지고 있었다. 다른 쪽에서는 인부들이 도로 개설, 시멘트 포장 등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태안기업도시 건설사업을 주도하는 현대건설 측은 100년간의 강수량을 기준으로 홍수 등 물 피해를 막기 위해 1464만㎡(442만평)의 기업도시 부지를 2m 높이는 공사를 2011년까지 벌일 계획이다. 성토 작업에 들어가는 흙만 2400만㎥에 달하는데, 부남호 준설로 1600만㎥를 충당하고, 나머지는 인근 야산에서 조달한다.

◆물과 새의 도시, 태안=고 정주영 전 현대건설 명예회장의 열정과 꿈으로 조성된 천수만이 첨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착공, 부지 조성 공사가 한창인 태안기업도시 부지에는 2020년까지 9조156억원이 투입돼 인구 1만5000여명을 수용하는 친환경 도시가 들어선다.

태안기업도시는 이탈리아 베네치아나 미국 샌안토니오처럼 ‘물의 도시’로 건설된다. 현대건설은 부남호의 풍부한 수자원을 이용해 테마파크와 국제비즈니스센터, 주거지역 등 거의 모든 단지에 수로를 만들어 도시 전체를 ‘친수(親水)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도시 전체의 수로 길이만 무려 8㎞에 달한다. 주민들은 이 수로를 출퇴근용으로 이용하고, 관광객들은 유람선과 수상택시를 타고 프랑스와 미국, 체코 등 각 나라의 유명 교량 이미지를 재현한 테마 교량 관광도 할 수 있다.

태안기업도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많은 사업비를 환경분야에 투자한다.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인 천수만의 철새를 보호하기 위해 382만㎡(115만평)를 ‘버드존(Bird Zone)’으로 보존하고, 현재 5등급인 부남호의 수질을 2015년까지 3급수로 끌어올려 청정 녹색도시로 가꿀 계획이다.

◆골프·관광레저의 메카로==태안기업도시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골프 복합시설이 들어선다. 회원제 2개와 퍼블릭 4개 등 총 6개, 108홀 규모의 매머드 골프장이 건설된다. 골프장은 친환경 코스, 정통 스코틀랜드풍 코스, 웰빙 개념을 도입한 코스 등 6개 코스에 각각 차별화된 콘셉트를 갖춰 이용객들에게 다양한 골프체험을 제공한다.

또 2개의 회원제 코스를 세계 100대 코스 수준으로 조성, 미국 남자프로골프협회(PGA) 등 국제대회를 유치해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4개 퍼블릭 코스 중 하나는 세계적인 골프 아카데미 및 골프 관련 대학과 연계해 우리나라 골프 인력 양성과 교육에 활용될 전망이다. 태안기업도시는 새로운 관광레저의 메카로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 내에는 ▲수영장과 파도 풀장 등이 있는 아쿠아월드 ▲애니메이션·캐릭터 체험관 등을 갖춘 모험동산 ▲급류타기와 고공낙하 등이 가능한 3D 가상체험관 ▲실내 스키장과 레고 랜드 등을 갖춘 교육·놀이동산 등 대규모 테마파크가 조성된다. 또 100층과 50층 높이의 랜드마크 타워가 들어서며 세계 각국의 전통 마을을 재현,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세계문화 테마파크도 건립된다. 주거단지에는 단독주택 800가구와 빌라·아파트 등 공동주택 5200가구 등 6000가구가 건립된다. 특히 기업도시는 지금까지 개발된 신도시 중 가장 인구밀도가 낮은 ha당 10명의 초저밀도로 개발되고, 첨단 정보통신 기술이 적용된 유비쿼터스(사용자가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통신 환경) 도시가 구현된다.

◆지역경제 활성화의 첨병=기업도시 건설로 낙후된 충청남도와 태안군의 지역경제가 크게 활성화될 전망이다. 2020년까지 건설투자로 인해 14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6만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또 연간 780만명 이상의 관광객 유치로 각각 1조4000억원과 2조4000억원의 매출 및 매출 파급효과가 발생하며 6만여명의 취업유발 효과도 기대된다.

태안=신진호 기자

ship67@segye.com

김종학 현대건설 서산개발사업단장

“태안기업도시를 세계적인 명품 관광도시로 만들겠습니다.”

태안기업도시 건설을 총괄하는 김종학(59·사진) 현대건설 서산개발사업단장(부사장)은 “태안기업도시는 ‘블루’와 ‘그린’을 테마로 개발된다”면서 “골프장과 생태공원을 나타내는 블루 컬러 이미지와 부남호·인공수로·서해바다에서 연상되는 그린 컬러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독특하고 이국적인 경관을 창출해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신개념의 도시를 창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안기업도시는 성토 작업을 하면서 골프장 건설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 골프장을 2011년까지 먼저 완성하고, 상업시설과 주거단지 등 10여개 테마단지는 2020년까지 건립하게 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사업비가 9조원을 넘어 공사가 끝나면 10조원을 훨씬 웃돌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현대건설의 사업비 마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 단장은 “태안기업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인 ‘현대도시개발’을 설립했는데, 자본금만 4000억원이 넘는다”며 “총사업비 9조156억원 중 현대건설이 조달하는 비용은 도시조성비 등 2조2390억원이며 나머지는 토지를 분양받는 외부 사업자가 투자하는 비용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태안기업도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김 단장은 “기업도시에서 차량으로 10여분 떨어진 곳에 안흥항과 해미비행장이 있어 배와 비행기로 중국에서 1∼2시간밖에 걸리지 않아 중국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수 있다”며 “매년 충남 공주와 부여에서 열리는 백제문화제에 일본 관광객 수만명이 찾는 만큼 사업부지 내에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다양한 아이템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태안기업도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송도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에는 외국 의료기관 설립이 법적으로 보장되나 기업도시는 법적 규정이 없기 때문에 유치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관광레저 기업도시 주택에 대한 1가구 2주택 예외 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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