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대학들 “지방권역도 공개해야” 목청 높여 법학교육위원회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평가 점수와 순위를 공개했음에도 순위에 승복하지 못하는 대학과 탈락한 대학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전국법학교수협의회와 대학들은 총정원 증원과 평가 기준 및 세부 평가 항목에 대한 평가 결과를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으로 체면을 구긴 고려대와 지역균형 원칙으로 탈락한 동국대, 지방권역에서 커트라인에 걸려 탈락한 영산대 등은 평가 결과에 수긍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법학교수협의회 이기수 회장(고려대 총장)과 정용상 사무총장(동국대 법대 교수) 등 법학교수협의회 회장단은 17일 휴일에도 긴급모임을 갖고 로스쿨 총정원 증원을 위한 대책을 모색했다.
정용상 사무총장은 “로스쿨 총정원과 대학별 정원 배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성적이 공개됐다고 해서 대학들의 입장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해결책은 총정원 증원밖에 없는 만큼 앞으로 이를 위해 공동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로스쿨 반납 등의 움직임을 보이며 가장 강하게 반발하자 고려대를 표적으로 ‘망신’을 주기 위해 교육인적자원부가 일부러 순위와 점수를 공개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려대 법대 교수들은 이날 “교육부의 평가 점수 및 순위 공개 발표는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며 18일 예비인가 과정과 관련한 평가자료 일체와 회의록 공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이들은 또 “법학교육위 구성의 문제점, 심사기준의 설정 및 적용의 비합리성, 심사기준 변경의 자의성이 문제의 본질”이라며 예비인가 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교육부 또는 법학교육위와의 공개토론을 제의했다.
법학교육위 심사에서 14위를 했으나 15개 대학이 선정된 서울권역에서 지역균형 원칙 때문에 탈락한 동국대는 18∼19일 중 로스쿨 예비인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절차에 돌입한다. 또 26일 조계종과 함께 ‘대한불교 조계종 종립 동국대 로스쿨 대책위원회’를 다시 열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지방권역에서도 커트라인에 걸려 탈락한 대학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미 ‘로스쿨 예비인가 거부처분 취소소송 등을 낸 부산권역의 영산대는 “경남에서 1위를 하고 전체 지방대 가운데 10위를 했음에도 로스쿨 예비인가를 못 받은 것은 불합리하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영산대는 9위 대학과 13점 차이로 탈락했다.
지역균형 원칙이 사실상 선정을 좌우한 지방권역의 대학들은 다른 권역에 비해 로스쿨 배정 대학이 많은 광주권역에 대한 특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로스쿨 선정 결과에 따르면 부산, 대전 권역 등 다른 권역은 선정 대학이 2개 대학뿐인 데 반해 광주권역만 3개 대학(전북대, 전남대, 원광대)이 선정됐다. 이에 따라 지방권역 선정 대학들의 점수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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