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욱 도쿄 특파원 |
신사 참배의 선봉에 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고이즈미는 우정 민영화 개혁을 성공시킨 덕에 2006년 총선에서 지금과 같은 거대 자민당을 만들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자민당 보수 본류’라고 말하지 않는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나 제1야당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가 오히려 자민당 적장자로 꼽히곤 한다. 아베는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의 외손자라는 배경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정치 기반을 일구진 못했다. 이런 부류의 정치인들은 자민당 본류의 지지를 얻기 위해 야스쿠니에 몰려가곤 한다.
자민당에선 우익의 지지를 얻지 않으면 총리가 될 수 없다. 고이즈미는 차기 자민당 총재에 다시 오를 기회를 엿보고 있다. 고이즈미의 아류인 아베 역시 재기의 기회만 노리고 있다. 이런 부류의 정치인들에게 역사 인식이나 전쟁 책임 인식 등을 요구한다는 게 무리일지도 모른다. 이런 사람들이 앞장서는 일본 정치의 수준이란 굳이 평가할 필요조차도 없을 것 같다.
정승욱 도쿄 특파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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