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풍토 바뀌지 않는한 효과 의문 교육과학기술부는 27일 ‘2008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교육 없는 학교’를 전국으로 확산시켜 사교육 수요를 학교 안으로 흡수하는 내용을 담은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내놨다.
사교육 없는 학교란 학교장의 리더십과 교사의 열정으로 정규수업과 방과후 학교 등을 통해 학생의 다양한 교육 수요를 만족시켜 주는 학교를 말한다.
교과부는 올해 300곳을 비롯해 2012년까지 사교육이 없는 학교를 전국적으로 1000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사교육 없는 학교의 경우 학교당 평균 2억원씩 지원되고, 학교와 학교장, 교사, 관련 교육청 등에는 상시적으로 포상(율곡상)이 이뤄진다. 또 교육과정이나 교원 운영 등 특례를 인정하는 등 자율권도 대폭 확대된다. 영어공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영어 콘텐츠 제공이 가능한 IPTV(인터넷TV)를 전국 초·중등학교에 보급하기로 했다.
또 교과목에 맞게 특성화된 교실로 학생들이 이동해 수업을 받는 ‘교과교실제’를 도입하고, 방과후 학교 활성화를 위해 전국적으로 초등학교에서 교과 보충학습으로 방과후 학교를 운영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지역 단위에서 방과후 학교의 질 관리를 지원하는 ‘방과후 학교 지원센터’가 시범운영된다.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방과후 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인원을 올해 35만명에서 2012년 49만명까지 늘리고, 저소득층 가정에는 IPTV 이용료로 지원한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정부가 전국 초중고 273개 학교 학생·학부모 5만5000여명으로 대상으로 의식조사를 한 결과 사교육을 증가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기업체의 출신대학 중시 관행’을 꼽았다. 두 번째 원인으로는 ‘심각한 대학 서열화 구조’라고 답했다. 결국 전반적인 사회문화적 풍토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정부 대책의 ‘약발’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장 진보신당은 논평을 내고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대책에는 학벌주의와 대학서열체제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서 “국민의 인식과 정부의 교육정책에서 소통부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이 사교육비를 없앨 수 있는 완벽한 대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학생과 학부모가 신뢰할 수 있는 좋은 학교 모델을 많이 발굴해 사교육 수요를 학교로 흡수한다면 2010년부터는 사교육비 감소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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