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기술 갖춰… 17만명 활약
日산업계 막강 파워로 자리매김

일본입관협회의 ‘재류외국인통계’에 따르면 2008년 현재 재일한국인(조선국적 포함)은 58만9239명이다. 이 가운데 1980년대 이후 일본으로 건너온 한국인, 즉 ‘신도래인’들의 존재가 부각되고 있다. 이들은 일본 속 한인 하면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해방 후 돌아가지 못하고 눌러앉은 재일동포들을 떠올리던 상식을 바꾸고 있다. 이제 민족 차별과 멸시, 설움이라는 말부터 떠오르는 재일동포상은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한인상으로 바뀌고 있다.
재일동포는 그 수가 빠르게 줄고 있다. 한때 70만명이 넘었던 한국 국적의 재일동포는 최근에는 42만명으로 줄었다. 매년 귀화를 신청하는 재일동포의 수가 1만명에 달하는 실정이다. 강한 민족자긍심을 갖고 있던 재일동포 1세에 비해 2, 3세로 가면서 일본에 동화되기 때문이다.
반면 신도래인들의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다. 1985년 나카소네(中曾根) 정권의 유학생 10만명 유치 정책과 1989년 한국의 해외여행 자유화 정책이 실시되면서 일본으로 이주해온 한국인들은 매년 그 수가 늘어 현재 약 17만명에 달하고 있다.
과거 재일동포들은 빠찡꼬나 유흥업 아니면 고와이(무섭다), 구라이(어둡다), 기타나이(더럽다)라는 일본어의 머리글자를 딴 ‘3K’ 직종에서 주로 종사하면서 차별과 설움을 받았다. 그러나 신도래인들은 상대적으로 고학력과 기술, 한국문화에 대한 높은 정체성을 바탕으로 일본 사회의 주류 영역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 문화, 학계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한때 이주시기를 잣대로 재일동포와 구분되는 ‘뉴커머’(Newcomer)라고 자신들을 지칭했지만, 이제는 당당히 자신들을 고대 일본사회에 주춧돌을 놓았던 조상들을 잇는 ‘신도래인’으로 자각하기 시작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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