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 위원회는 11일 2005년 9월부터 최근까지 진상조사를 벌여 ‘홋카이도 가야누마 탄광에 강제동원된 전북 출신자의 피해 진상조사’ 보고서를 펴냈다고 밝혔다. 홋카이도 서남부 도마리무라(泊村)에 있는 이 탄광은 1863년 홋카이도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중일전쟁이 발발하면서 일본 정부는 석탄 증산을 독려하고 나섰다. 광부 숫자가 부족하자 탄광은 주로 전북 지역의 조선인을 징용했는데, 이들은 면서기 등 지역 유력자의 일방적인 통보 등을 받고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간 경우가 많았다고 보고서는 적시했다.
당시 신문기사와 특수경찰조직이 매달 발간한 ‘특고(특별고등경찰)월보’ 등에서 1941년 식사 개선을 요구하는 조선인들의 파업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44년엔 징용 조선인들이 일본인에게 맞아 억울하게 희생된 동료를 위해 단체행동과 파업 등 적극 저항하다가 진압되고 주모자가 검거됐다는 기록도 있다. 광복 이후에는 퇴직금 등을 요구하며 파업했다는 기록도 보였다.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강제동원된 조선인 노무자들이 일본인에 대항한 것은 상당히 큰 결의를 요구하는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선 패전 후 일본 중의원 선거를 위한 선거인명부인 ‘선거권하조서’도 발견됐는데, 이 명부에는 조선인 350명의 명단이 들어 있다.
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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