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학회 류성민(55·한신대 종교문화학과·사진) 회장은 “제대로 된 종교 교육보다 좋은 종교 화합 방안은 없다”고 강조한다.
◇새해 벽두에 만난 류성민 한국종교학회 회장은 “한국의 종교현실을 이해하기 위한 조사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
류 회장은 이를 위해서는 “각 종교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은 물론이고 우리의 종교 현실을 그대로 알릴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과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영국의 사례를 종교 교육의 본보기로 소개했다.
영국에서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종교 교육이 실시되고, 교육 내용도 종교에 대한 기본적 인식과 영국·세계의 종교에 대한 이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
종교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안을 종교 이해 교육에서 찾고 있는 그는 ‘처치 스테이’ 논란에 대해 “개신교 내부의 문제”라며 “국가적 필요와 국민적 요구에 따른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기본적인 생각은 종교인·종교 단체의 활동은 자율적인 것인 만큼 자체 역량(조직, 자금 등)에 의한 활동이어야 하며 정부 지원을 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국가적 필요와 국민의 요구에 의한 것인지에 따라 정부 지원이 있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처치 스테이’가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국가적 필요성과 국민적 요구가 있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류 회장은 종교 간 갈등 해소를 위한 정부 역할에 대해서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갈등이나 분쟁을 중재, 조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뿐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정부는 각기 다른 종교를 가진 국민들이 공동체 사회를 위해 함께하는 것을 적극 지원하고 같은 국민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적으로 배려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종교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기보다는 민간 연구기관이나 단체에서 연구하고 대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 더 적절하다는 것이다.
학회를 통해 지난해 ‘종교 간 소통과 화합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던 류 회장은 올해는 ‘종교정책’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중국, 일본 등 각 나라 종교정책과 비교해 국내 종교정책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한편 국가와 종교 간 바람직한 관계상을 찾기 위해서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종교현실을 이해하기 위한 조사연구에 매진할 생각이다. ▲종교인구 변동현황 ▲지역·종교별 편중현상 ▲전통·민족종교의 부침 현상 등이 그의 관심 대상이다.
“종교끼리 평화롭게 공존하고 상호 소통할 수 있는 바람직한 대안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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