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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황현진 소설 ‘죽을만큼…’

입력 : 2011-09-09 18:09:45 수정 : 2011-09-09 18: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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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소년’ 성장통 발랄하게 묘사 “학교 내에서의 내 이름이야 학습태도가 태만한 학생의 줄임말 정도로 쓰이고 있긴 하지만 아버지마저 내 존재가치를 왕따의 책가방처럼 함부로 취급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될 줄이야. 하, 세상은 정말 오래 살 게 못 된다.”(8쪽)

불량한 듯하면서도 어리숙한 서울 용화공고 3학년생. 중학교 때에는 얼짱, 말짱, 게임짱이었다. 눈이 시릴 정도로 발랄하고 밝으면서도 오히려 전복적인 19세 소년. 취미는 독서이고 특기는 글쓰기다.

제16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인 황현진(32)씨의 장편소설 ‘죽을 만큼 아프진 않아’가 탄생시킨 ‘태만생’의 모습이다.

황씨는 태씨 가문 26대손 태만생을 통해 성년의 경계로 접어드는 한 소년의 성장통을 발랄하게 그려낸다. 캐릭터 자체가 독특한 데다 문장 밖으로 슬금슬금 기어나오는 리듬, 악센트로 진동하는 위트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한다.

가족은 갑자기 아메리카로 이민을 결정하면서 태만생은 괜히 대학 가겠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혼자 남겨지게 된다. 만생은 친구 태화가 일하는 이태원 짝퉁가게에서 같이 일하기로 한다. 짝사랑하는 오선이 공고생이 이상형이라고 해 만생이 공고생이 됐지만, 정작 오선은 만생에게 관심이 없고 오히려 오선의 친구인 유진이 만생에게 관심을 보인다. 만생은 새로 이사한 자취방에서 다 같이 술을 마시다가 친구 태화가 오선과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엉엉 소리내 운다. 하지만 정작 태화는 여자랑 키스하는 게 좋지 않단다. 미국으로 간 부모에게선 연락이 없다.

성장소설쯤 되는 황현진씨의 이 소설이 주목받아야 한다면 그것은 우선 재미있는 태만생이라는 캐릭터 때문일 것이다. 태만생은 빛나는 유머와 위트, 리듬 속에 성장기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소설가 윤성희씨가 “이 소설의 주인공 용화공고 삼학년 태만생군은 근래에 만난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였다”고 말한 이유다. 황현진씨는 이에 대해 “원고지가 200매를 넘어가면서 태만생이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용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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