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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초기 관절염 ‘자가골연골이식술’ 효과

입력 : 2012-04-08 17:33:02 수정 : 2012-04-08 17: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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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연골 떼어내 손상 부위 이식
젊은층 스포츠 외상때 주로 적용
65세 넘거나 비만인 경우 힘들어
이모(52·여)씨는 계단을 오를 때마다 무릎이 시큰거렸다. 의자에 앉아서 다리 방향을 틀 때도 통증이 심했다. 관절염 초기 증상이라 몇 개월 전부터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있지만 통증은 가시지 않았다. 꾸준히 치료해도 완치가 안 된다는 말에 맥이 풀리고, 이제 50대인데 관절염이라고 하니 매사 의욕도 없어졌다. 하지만 자가골연골이식술을 받고 난 후, 통증이 감소하고 운동 능력도 크게 호전됐다. 관절내시경 검사결과 정상 연골로 회복됐다.

20∼30대 젊은층이 스포츠 활동을 하다 연골을 손상한 경우 주로 적용되던 ‘자가골연골이식술’을 중장년층의 초기 관절염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이 경우 인공관절수술을 피해 자기 관절을 보존할 수 있는 기간을 늘리는 등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의 이 같은 연구결과가 국제학회에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의료진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자가골연골이식술’을 하고 있다. 자가골연골이식술은 젊은 층의 스포츠 외상으로 인한 연골 손상에 주로 사용된 수술이나, 중년층의 초기 관절염에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절전문 힘찬병원 정형외과 서희수 과장은 자가골연골이식술 후 관절경 검사를 통해 초기 관절염 환자의 연골 회복 상태를 연구한 논문을 5월 캐나다 세계연골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자가골연골이식술은 건강한 연골을 떼어내 손상된 연골 부위에 이식하는 시술이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절개 부위가 작고 수술 시간도 30분 내외로 짧다. 자신의 연골을 이식하는 것이므로 이물질에 대한 부작용이나 거부감이 없다.

논문에 따르면 2009년 6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60세 미만 초기 관절염 환자 26명의 무릎에 자가골연골이식술을 시행, 평균 12.7개월 후 관절내시경을 통해 연골 상태를 검사한 결과 환자 23명의 무릎 연골이 모두 정상 연골로 평가됐다. 또 통증·강직도·관절기능을 측정하는 WOMAC(The Western Ontario and McMaster Universities Arthritis Index)는 수술 전 56.1에서 수술 후 73.0으로 증가했다. WOMAC는 만성 골관절염 환자들의 장애·통증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서 쓰인다. 임상시험을 통해 이뤄지는 평가가 아닌 환자들의 자기보고형 설문이다. 또 무릎 기능을 나타내는 IKDC(International Knee Documentation Committee) 점수는 수술 전 54.1에서 수술 후 77.4로 증가했다. IKDC 점수는 무릎 기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환자 동통의 정도, 일상 생활의 제한 정도를 점수로 표현하는 주관적 평가표다.

이 논문은 자가골연골이식술이 20∼30대 스포츠 외상으로 인한 연골 손상에 주로 사용된 수술법이지만, 중년 초기 관절염 환자에게 접목해 우수한 수술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자가골연골이식술은 체중부하를 받지 않는 부위의 연골편을 채취해 4㎠ 이하의 손상된 연골 부위에 이식함으로써 관절을 복원시키는 방법이다. 기존 자가골연골이식술의 시행 대상이었던 젊은 스포츠 외상환자는 정상 무릎 연골에서 1개의 자가골연골편만을 채취해 1∼2㎠의 손상된 연골부위에 연골편을 이식함으로써 관절을 복원시켰다. 그러나 이 논문에서는 초기 관절염 환자는 무릎 바깥쪽에서 건강한 연골편을 떼어내 2∼4㎠의 손상된 연골 부위에 2∼3개의 연골편을 나눠서 이식하는 방식을 취했다. 그 결과 관절염으로 손상된 연골이 주위의 정상 연골 강도와 같은 수준까지 회복됐다. 특히 연골을 채취한 무릎 바깥쪽 부위는 체중부하를 받지 않는 부위이므로 추후 관절염 진행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병원 측에 따르면 60세 이상이어도 초기 관절염이면 자가골연골이식술이 가능하다. 하지만 65세가 넘으면 적응이 되지 않고 심한 비만이나 관절에 불안정성이 동반된 경우, 특히 십자인대 손상 등 관절에 심한 염증이 있을 때는 수술의 제약이 있으며, 심한 내반변형(O자 다리)은 적응증도 힘들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시술비는 180만원 안팎이다. 시술 대상자인지는 엑스레이와 MRI(자기공명영상)로 판별이 가능하다.

서희수 과장은 “그동안 초기 관절염은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통증치료나 관절염의 진행을 지연하는 치료를 하거나 그래도 안 되면 인공관절수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교적 이른 나이인 50∼60대에 인공관절수술을 받을 경우 인공관절의 수명 등을 생각한다면 한 번쯤 인공관절을 교체할 수도 있다”면서 “자가골연골이식술은 40대 중반에서 60세 미만 초기 관절염 환자의 퇴행속도를 낮추고 인공관절 수술을 최대한 지연시켜 자기 관절 사용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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