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30층 건물 높이의 절벽을 오르는 이른바 중국 '스파이더우먼'이 화제다.
8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스파이더우먼'으로 알려진 43세 여성은 장갑이나 안전 장비 없이 100m가 넘는 절벽을 오르는 놀라운 능력을 가졌다.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 쯔윈묘족과 부이족 자치현 출신인 뤄덩핀은 고대 묘족의 전통인 맨손 암벽 등반의 세계 유일 여성 수련자다.
108m 높이의 절벽을 맨손으로 오르고 수직에 가까운 암벽을 쉽게 등반하는 그의 모습은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을 연상시킨다.
뤄덩핀의 뛰어난 기술은 고대 묘족의 '절벽 매장' 관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외딴 산악 지역에 살았던 묘족은 고인을 높은 곳에 매장하면 중국 중부에 있는 조상의 고향을 바라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들은 또한 죽음 후에 집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영혼을 위한 희망의 상징으로 배 모양의 관을 짰다.
이러한 장례 문화는 시체를 절벽에 매장함으로써 농지를 보존하고 야생 동물들로부터 시신을 보호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했다.
오랜 세월 동안 묘족은 맨손 등반 기술을 연마해 왔으며, 이는 여러 세대에 걸쳐 전해 내려오는 전통이다.
하지만 현재 뤄덩핀은 이 지역의 유일한 스파이더우먼이다.
그는 15살 때 아버지를 따라 암벽 등반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약초를 채취하고 절벽의 새 둥지에서 배설물을 모아 비료로 사용하기 위해 또래 남자아이들과 경쟁하며 생계유지 목적으로 했던 일이다.
그는 "모두가 남자아이들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지만, 나는 남자와 여자는 동등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지금의 스파이더우먼이 됐다"고 과거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말한 바 있다.
이 기술을 완벽히 하려면 체력은 물론,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며 약초를 채취하는 고난도 작업의 경우 4~5시간이 소요된다.
이제는 절벽에 올라 새의 배설물을 모으거나 약초를 채취할 필요가 없지만, 관광객을 위한 이벤트로 뤄덩핀은 계속 암벽을 등반한다.
그는 "많은 방문객이 약초를 채취하는 과정을 보고 싶어 하고, 시연해 달라고 돈을 지불한다" "수입이 많진 않지만, 유일한 스파이더우먼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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