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나드 마넹은 이 책에서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가 가장 민주적인 제도라는 통념과는 달리 비민주적이고 귀족주의적 대표 선출 방식이라고 비판한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 몽테스키외, 루소 모두 선거는 본질적으로 귀족주의적이라고 말했다”며 “그들은 귀족주의적 결과가 선거가 상용되는 환경과 조건에서 파생된 것이 아니라 선거 그 자체의 속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믿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후보에 대한 투표자들의 불평등한 대우 ▲선택의 상황에서 요구되는 후보의 탁월성 ▲주의를 끄는 데 있어서 두드러짐이 가져다주는 이점들 ▲정보 선전비용 등이 선거를 불평등적이고 귀족주의적으로 만든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러한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모델로 고대 아테네의 대표 선발방법을 소개한다. 직접민주주의의 모범으로 평가받는 아테네에서는 대부분의 대표를 선거에 의해 선출한 것이 아니라 추첨을 통해 선출했다는 흥미로운 주장을 펼친다. 민회뿐만 아니라 행정관의 다수도 추첨을 통해 선출됐고, 법정에서도 추첨으로 뽑힌 위원들로 구성된 시민법정이 하나의 진정한 정치적 권위를 구성했다고 소개한다. 그는 이러한 추첨에 의한 대표 선출 방식은 200년 동안 비교적 무난하게 유지됐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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