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前 대통령 수사 ‘마지막 퍼즐’ 맞추나

檢, 내주까지 노정연씨 조사방법·시기 결론
“정연씨 건으로 수사매듭” 분석
“13억 정연씨 측서 줘” 진술확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딸 정연씨의 미국 고가 아파트 구입과 관련한 ‘13억원(미화 100만달러) 미스터리’를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검사장 최재경)가 경연희(미국 시민권자)씨에게서 “13억원은 정연씨 측이 건넨 자금”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검찰은 경씨가 받은 13억원은 2009년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의 불법자금과 무관하다고 결론내리고, 자금의 출처를 확인하고 있다. 다음주 중반까지 정연씨에 대한 조사방법과 시기 등을 결정할 방침인데, 6월 중순에 제3의 장소 소환이나 서면조사 등이 우선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서는 정연씨 조사 필요성이 있더라도 그를 서초동 검찰청사로 소환하는 것은 부담이다. 13억원이 2009년 수사하던 불법자금으로 마련됐거나 같은 출처여도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만큼 새로 수사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것. 검찰이 서거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도 이런 관측에 힘이 실린다. 당시 검찰은 “모든 불법자금은 노 전 대통령을 보고 준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이번 수사로 예전에 매듭짓지 못한 노 전 대통령 수사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려 한다는 시각이 많다. 검찰은 2009년 5월 노 전 대통령이 자살하자 수사를 중단하면서도 수사내용 공개를 두고 이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아파트매매 의혹만 남은 상태였지만 정치적 역풍을 우려해 수사내용을 봉인했고, 이후 “대검 중수부가 전직 대통령을 자살로 내몰았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수사팀 중에서는 지금도 “그때까지의 수사내용이라도 공개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한다.

경씨는 아파트매매 관련 서류 등을 검찰에 제출하고, “100만달러는 2007년 5월 정연씨에게 팔기로 한 미국 뉴저지주 허드슨클럽 400호 매매대금 가운데 일부”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값 220만달러 가운데 박연차 회장이 홍콩 계좌로 보낸 40만달러 외에 100만달러를 환치기 등 방법으로 받았고, 나머지 80만달러는 아직 못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하지만 13억원 돈 상자를 카지노딜러인 이달호씨의 동생에게 건넨 ‘선글라스 남성’에 대해선 함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경씨한테 확인할 게 일부 남았다”고 말했다.

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