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맛보지 못한 괴이한 음식 앞에서 머뭇거리는 것도 잠시, 최씨가 갑자기 귀뚜라미 볶음을 접시째 들고 흡입하기 시작했다. 귀뚜라미가 체력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의식에 떠오른 꺼림칙한 감정을 물리친 것이다. 최씨의 별명은 간고등어 코치. 날씬하면서 탄탄하게 다듬어진 근육이 마치 ‘간고등어’ 같다고 해서 붙여진 수식어였다.
헬스트레이너 최성조가 필리핀 이색 요리인 개구리, 귀뚜라미, 돼지 혀를 섞어 만든 볶음 음식을 입에 털어넣고 있다. |
조개잡이에 나선 최씨가 호수 앞에서 윗옷을 벗자 티볼리족 여인들이 떠들썩하게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어 감탄에 그치지 않고 최씨에게 달려들어 품에 안기고 볼에 입을 맞추는 등 사심 가득한 접촉을 시도했다. 여인들 사이에 일어난 최씨 쟁탈전은 원주민 마을에 진풍경을 선사했다.
조개잡이 이후 티볼리족의 전통 말싸움을 구경한 두 사람은 또 하나의 어색한 장면을 목격하게 됐다. 무심히 지켜보는 최씨와 달리 여자인 김씨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말싸움에서 이긴 수말이 승리에 도취해 암말과 교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19금’ 현장을 목격한 김씨는 아연실색한 표정을 지으며 필리핀 여행을 통해 이색 경험을 하게 됐다고 전한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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