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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름다운 박물관] 자동차가 들려주는 이야기-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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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5-10 18:24:31 수정 : 2014-01-08 00: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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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명예를 자랑하는 세계 클래식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은 자동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아시아 최초의 개인 소장 자동차 박물관.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자동차 박물관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김영락 회장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진귀한 자동차들을 모으기 시작했고, 2008년 4월 제주에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을 오픈했다.

“자동차는 어른들의 소유물로 인식되고는 하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다 주기도 하죠. 외국의 어린이들은 일찌감치 자동차박물관에 가서 자동차의 구조나 종류, 선진 교통문화 등을 배워요. 그리고 그 아이들이 자라나서 과학자도 되고, 미래의 자동차를 만드는 기술자도 되죠. 자동차박물관은 바로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짓게 됐습니다.”(김영락 회장)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에 들어서면, 야외에 전시된 재규어나 뷰익 등 명품 클래식카들이 눈에 들어온다. 자동차는 비바람이나 눈 등 기후나 환경 변화에 취약한데도 과감하게 외부 전시를 결정한 게 놀라웠다. 이는 해외에서조차 드문 일이다. 할리우드의 전설적 배우 존 웨인의 ‘애마’ 머큐리 자동차도 야외에 전시돼 있다.

“실제로 외국인 방문객들이 야외전시장을 보고 깜짝 놀라고는 해요. 비를 피하기 위한 차양 외에는 아무런 보호장치도 없이, 고가의 희귀 자동차들을 전시하고 있으니까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제주에 박물관을 지었으니, 최대한 자연과 어우러진 전시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4월에는 야외 전시장 부근에 ‘힐링로드’라는 자연휴양림(25~30분 코스) 산책로도 오픈했습니다. ‘자연과 어우러진 자동차들’ 그게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이 지닌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죠.”(이진영 홍보팀 차장)

2008년에는 제주 시내에서 카퍼레이드 행사가 열렸다. 자동차박물관에 전시된 차종의 60%는 실제 운행이 가능한데, 박물관 홍보 겸 어린이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였다. 브랜드 가치, 역사, 희귀성만으로도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억대의 고급차들이 제주 거리를 질주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자동차는 소모품이어서 사는 즉시, 타는 즉시 그 가치가 떨어지기 마련이죠. 회장님이 박물관을 설립하겠다고 결심한 그 순간부터 ‘영리적 목적’과는 멀어지게 되는 거예요. 외국에서 차 한 대를 수입해오기 위해서는 엄청난 인력과 자금이 투입되는 게 사실이죠. 그럼에도 이 박물관이 유지될 수 있는 건 자동차를 사랑하는 마음, 선진 교통문화를 알리고자 하는 전 직원들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 아닐까요.”

실내전시장에서는 가장 먼저 벤츠의 페턴트카(1886)가 관람객들을 맞는다. 독일 칼 벤츠가 처음으로 특허를 획득한 최초의 휘발유 내연 기관 자동차다.  바퀴가 세 개 달린 자동차의 ‘조상’이라 할 수 있다. 자동차의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영상관을 지나 본전시장에 들어서면 1900년부터 1970년대까지 생산된 벤츠, 캐딜락, 벤틀리 등 세계 자동차 브랜드들의 대표 차종 90여대가 시대와 브랜드별로 전시돼 있다.

‘시발’을 비롯한 국산자동차의 변천사, 2차 세계대전 이후 급속도로 발전한 미국 자동차산업의 역사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코너들도 눈길을 끈다. 과거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던 탓에 거대한 몸집과 위용을 자랑하던 자동차들이 두 차례의 오일쇼크 등을 겪으며 슬림해지고 ‘스마트’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전 세계 6대밖에 존재하지 않는 수제 목재 자동차 힐만스트레이트8(1928), 연정훈·한가인 부부의 웨딩카로 유명한 호주의 명품 수제 자동차 브랜드 부포리(BUFORI)의 로드스터 MK II(1988 모델), 자동차 역사에서 전설의 명차로 기억되는 벤츠 300SL(1956), 영국 왕실이 선택한 롤스로이드 실버스퍼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고급차들은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진귀한 것들이다.

 

체험코너인 ‘어린이 교통체험장’도 자동차박물관의 자랑거리. 매년 똑같은 테마와 콘셉트를 거부하는 김영락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체험관과 기획전, 차별화된 아이템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실제 자동차운전면허 시험장을 축소해놓은 듯한 야외 주행로에서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전기자동차 체험을 한 뒤, 완주한 어린이들에게는 ‘어린이 면허증’도 발급해주고 있다.

자동차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기획전도 마련할 계획이다. 바로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자동차 역사에 새로운 전환점과 혁신을 불러오게 될 ‘트랜지션’이 그 주인공.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임직원들은 현재 트랜지션 입고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동차에는 과거와 현재만 있는 게 아니에요. 하늘을 나는 자동차, 무인 자동차, 친환경 자동차가 상용화 되는 날이 꼭 올 거고요. 그런 드림카들, 자동차의 미래와 함께하고 싶은 게 자동차박물관의 꿈입니다. 제주에 오면 꼭 한 번 들러주세요.” 

“인류 최고의 발명품, 자동차” -김영락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관장 

경북 대구에서 31년간 범우화학을 운영해온 김영락 관장은 2003년 미국의 박물관을 둘러본 뒤 자동차 박물관 건립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미국의 한 비행기 박물관에 갔는데, 라이트 형제가 만든 비행기서부터 달나라에 갔다 온 인공위성까지 전시돼 있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죠.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가 산업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매우 크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사업 일선에서 물러난 후 제 자신의 삶을 돌아보니 그동안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들을 이제는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 자동차 강국이란 명성에 걸맞은 박물관을 건립해 우리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고 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했습니다.”

김 관장은 “인류가 만든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가 바로 자동차”라며 자동차 예찬론을 펴 나갔다. 

“각기 다른 하나하나의 부품이 모여 자동차라는 하나의 완성체가 만들어진다는 것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나요. 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운송수단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으로 발전했어요.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자동차 덕분에 얼마나 편하고 윤택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깨닫기란 쉽지 않은 일일 거예요.”

영국산 암라사도 나씨(1938년산)를 사러 뉴질랜드에 갔을 때다. 김 관장이 자신의 명함을 내밀자 여든 넘은 차 주인은 “한국전쟁에 참전했었다”며 그 자리에서 2만 달러를 깎아줬던 일화도 있다. 차를 한 대 구입해 한국에 들여올 때는 통관 및 운반에 대한 어려움이 따른다. 설립 초기, 차들이 워낙 희귀한 게 많다 보니 보험회사들 대부분이 ‘차 가격을 매길 수 없다’는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절해 배에 실을 수조차 없었다. 김 관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현지 보험회사들을 들락거리며 사정한 끝에 간신히 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자동차는 쉽게 녹스는 단점도 있다. 이에 김 관장은 박물관 용지에 정비소를 따로 마련해 일정기간 차의 녹을 벗기고 코팅하는 등 차량의 상태를 점검하는 직원들을 상주하게 했다. 최상의 상태에 있는 자동차들을 관람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대한민국의 어린이들이 세계 자동차들을 보면서 보다 큰 꿈을 꾸고 상상력을 발휘했으면 좋겠어요. 과거가 있어야 현재가 있고, 현재를 거쳐야 또 미래가 오잖아요. 선진국일수록 역사와 문화를 생활 가까이에 두면서 미래를 설계하는 잣대로 활용하고 있어요.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을 찾는 많은 분들에게 좋은 자연환경 속에서 자동차를 더욱 가깝게 생각하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글 현화영 기자, 사진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관람안내 

개관: 오전 9시~오후 6시, 연중무휴, 주차 무료
문의: 전화. 064)792-3000 
홈페이지: www.koreaautomuseum.com

▶ 찾아가는 길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 2065-4

제주공항(40분소요)→ 제주시외버스터미널/한라병원→서부산업도로가는 버스→ 숨비나리하차→보도10분
중문(20분소요)→서부산업도로가는 버스→숨비나리하차→보도10분소요
서귀포(30분소요)→시외버스터미널(서부산업도로)→숨비나리하차→보도10분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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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현화영 기자, 사진제공 세계자동차제주박물관 hhy@segye.com

본 콘텐츠는 <가족을 생각하는 TOYOTA(도요타)>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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