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 시리즈 |
차체에 알루미늄을 처음 도입한 건 아우디로 알려져 있다. 1993년 ASF(아우디 스페이스 프레임)라는 기술이 소개됐고, 이듬해 알루미늄 차체가 처음 적용된 ‘A8’이 등장했다. 강철에 비해 무게가 40%가량 가볍지만, 강도는 20% 정도 향상됐다.
캐딜락의 컴팩트 스포츠 세단 ‘ATS’는 지난해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처음 얼굴을 알렸다. 컴팩트 럭셔리 세그먼트에서 가벼운 차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가 1615㎏의 ATS를 탄생시킨 것. 알루미늄 후드, 마그네슘 소재가 쓰인 엔진 부품, 천연 섬유가 들어간 차문 외에도 고장력 강판으로 중량을 줄였다.
캐딜락의 컴팩트 스포츠 세단 'ATS' |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포르쉐 ‘뉴 카이맨’의 차체는 박스터의 차체골격(BIW)이 기반이다. 알루미늄과 스틸 구조의 경량 차체 디자인을 통해 BIW 중량을 47㎏가량 줄였다.포르쉐는 필요한 부분에만 강철을 쓰고, 가능하면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 등을 우선 사용한다. 뉴 카이맨의 차체 앞뒤, 바닥 및 도어, 앞뒤 트렁크 리드 등 BIW의 약 44%가 알루미늄이다.
폴크스바겐의 ‘7세대 골프’는 기존보다 길고 넓어졌지만 무게는 오히려 100㎏가량 줄었다. 알루미늄, 탄소섬유 등 비싼 소재를 전혀 쓰지 않았다는 게 포인트다. 대신 엔진, 주행장치, 전자장치, 상부구조 등 무게를 줄일 수 있는 곳은 모조리 살을 뺐다. 총 37㎏을 줄인 상부구조에서는 바디는 물론 대시보드, 에어컨, 좌석 등 전 부분에서 경량화가 이뤄졌다. 이 결과 연비와 최고속도 등에 있어 6세대보다 성장했다. 근데, 가격은 오히려 내리거나 엇비슷하다. 골프가 잘 팔리는 이유다.
도요타의 ‘7세대 뉴 캠리’도 값비싼 소재가 아닌 ‘다른 길’을 택했다. 고장력 강판으로 차체 무게를, 부품을 개선해 엔진 무게를 줄였다. 그 결과, 6세대 대비 가솔린은 40㎏, 하이브리드 모델은 70㎏ 감량했다. 렉서스의 ‘3세대 뉴 제너레이션 IS’는 고장력 강판으로 차체 강성을 높이고, 스티어링 기어박스나 서스펜션, 타이어 등을 차체에 맞게 철저히 바꿔 각각의 성능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했다.
메르세데스-벤츠 'The new SL 63 Amg'의 알류미늄 차체 |
BMW 5시리즈와 7시리즈도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등 가벼운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성질이 다른 여러 철판을 겹친 멀티레이어 기술도 이용했다. 구동계통 쪽에서 실린더 헤드 및 크랭크샤프트 등에 알루미늄 합금을 썼고, 실린더 블록은 마그네슘, 엔진의 부수적인 장치인 워터펌프나 발전기 일부분에 티타늄을 쓴다. 5시리즈의 도어와 보닛 등은 알루미늄으로 제작됐다. 특히, 모든 도어에 알루미늄을 사용하면서 기존 강철 구조에 비해 23㎏이나 무게가 줄었다. 차세대 전기차인 i3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i8에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으로 만든 승객 셀(Cell)이 있고, M6 등 현재 양산되는 M시리즈 지붕에는 탄소섬유가 쓰인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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