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서 전시 조선의 문화를 해외에 알리기 위해 해외에 보냈던 국악기가 120년 만에 돌아와 고국의 관람객을 만난다.
국립국악원은 고종이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에 보냈던 국악기 8점을 미국 피바디에식스박물관에서 대여해 다음달 1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테마전시실에서 특별전을 연다. 박람회 참가는 외세의 간섭이 심해지던 상황에서 자주 국가의 위상을 알리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노린 것이었다. 피바디에섹스박물관에서 가져오는 유물은 모두 9점이다. 이 중 옥적 1점은 1927년 이 박물관이 자체 수집한 것으로 박람회에 출품되었던 것은 아니다.
1893년 시카고만국박람회에 전시된 조선 악기는 당대 궁중 악기의 뛰어난 예술성을 증명한다. 국립국악원 제공 |
전시회의 주인공 격인 국악기 8점은 2부 ‘시카고만국박람회와 조선 음악’에서 볼 수 있다. 이때 태평양을 건너간 악기는 생황, 대금, 당비파, 양금, 거문고, 장구 각 1점과 피리 2점이다. 장구는 위엄있는 용무늬가 조각된 ‘가막쇠’(장구의 가죽과 움림통을 고정시키는 못)와 화려한 수가 놓인 ‘조이개’(장구의 좌우 소리를 조절하는 깔대기 모양의 가죽 부속)가 특징이다. 현존하는 것 중 가장 오래된 당비파와 피리의 ‘서’(대나무 관대의 떨림판 역할) 등은 당대 궁중 악기의 뛰어난 예술성을 증명한다.
3부 ‘국악 유물’에서는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우리 음악의 소중함을 전하는 그림, 악서, 악보 등을 모았다. 김홍도와 신윤복의 국악 연주 그림도 감상할 수 있다.
국악원은 “예산부족으로 전시회 성사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기업들의 도움으로 가능했다. 신세계에서 전시회 진행 경비 일체를 지원했고, 아시아나항공도 항공료 일부를 부담했다”고 전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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