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기 시장의 기술을 선도한 애플이 지문인식 기술을 도입하면서 정보기술(IT) 업계에 ‘생체인식’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업계의 가장 큰 관심은 스마트폰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대응이다. 삼성이 애플의 지문인식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지문 인식에서 한발 더 나아간 ‘홍채 인식’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아이리텍은 홍채 인식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12억 인구를 대상으로 한 인도의 생체 정보 수집 프로젝트인 ‘아드하르’에 관련 기기를 납품하고 있다. 아이리텍이 판매 중인 홍채 인식기의 가격은 200∼300달러 수준으로, 모듈로 제작할 경우 단가를 더욱 낮출 수 있어 경제성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 관계자는 “여러 업체와 접촉 중”이라며 계약과 관련된 답변을 피했지만 “삼성과도 접촉이 있었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는 만큼 내년 중으로 삼성이 홍채인식 스마트폰을 출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삼성과 애플은 물밑에서 치열한 생체인식 기술 경쟁을 벌였다. 애플은 2012년 지문인식 솔루션 업체인 ‘오센텍’을 인수했고 최근에는 홈 버튼이 아닌 화면 전체에서 지문을 인식하는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 역시 2011년 신종균 사장 등이 지문인식 특허를 출원했고, 지난해에는 홍채인식과 관련한 기술 특허를 등록했다. 두 기업 외에도 LG전자가 지난 8월 지문 인식과 관련된 상표를 다수 출원했고, 구글은 10월 초 얼굴과 지문을 동시 인증하는 시스템을 미국 특허청에 등록했다. 팬택 역시 지문인식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출시했고, 후지제록스와 후지쓰가 각각 얼굴 인식 기능을 갖춘 복합기와 정맥인식 기술이 탑재된 노트북을 출시하는 등 생체인식 경쟁은 정보기술 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