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영향 女 목소리 높아져 과거 오랜 차별에 시달렸던 아프리카 여성들이 주류 사회에 진출하면서 대륙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세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의 원내대표 린디웨 마지부코는 백인이 주류인 DA에서 2년 전 31세의 젊은 나이에 첫 흑인 여성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그는 DA가 ‘백인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내년 치러지는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남아공 내무장관 출신의 은코사자나 들라미니주마는 아프리카 대륙 54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아프리카연합(AU)의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AU를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집행위원장에 여성이 선출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아프리카의 여성 대통령인 엘런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과 조이스 반다 말라위 대통령은 조국의 민주화와 여성 인권을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설리프 대통령은 라이베리아의 평화운동가인 리머 보위와 함께 2011년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아프리카에서는 대부분의 여성이 남성의 재산으로 취급되며 노예나 다름없는 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정보와 의사 교환이 빨라지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아프리카 여성들이 늘고 있다. 최근 탄자니아에서는 마사이족 여성들이 토지 소유권을 주장했고, 남아공에서는 수만명의 여성이 성범죄 반대 캠페인에 참여했다.
2010년 아프리카연합은 2010∼2020년을 ‘여성의 10년’으로 이름 붙이며 달라진 여성의 위상을 나타냈다. 아프리카 인권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단체 ‘원(ONE)’ 관계자는 “아프리카 여성들의 제한됐던 교육과 고용 기회가 넓어진다면 향후 30년 동안 아프리카의 경제 규모는 2배로 성장할 것”이라며 “아프리카의 미래는 여성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백소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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